▲ 서귀포 앞바다의 자구리 물입니다.
서귀포 앞바다에 자구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한라산에 내린 빗물이 지하수가 되어 땅 속을 흘러 흘러 서귀포 바다까지 다다르면 절벽을 뚫고 바다와 만나기 위해 나오는 물이랍니다.

30여년 전 서귀포 아이들은 학교가 파하면 서귀포 앞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자구리 물에서 짠물을 헹구고, 얼음보다 더 차갑고 달콤한 물을 마시며 바다와 놀았습니다.

이중섭 화가가 그린 <바다와 아이들>이라는 작품의 주인공이 바로 그 시절의 우리 서귀포의 아이들이랍니다.

한번 서귀포에 오시면<자구리>의 물, 오직 제주의 자구리에서 볼 수 있는 삼다의 물맛을 한 번 느껴 보시고, 자구리의 물에 몸을 담궈 보세요.

▲ 자구리에서 바라보는 소낭머리입니다. 그리고, 소남머리 저편으로 보이는 절벽 깊숙한 곳은 정방폭포랍니다.
세 장의 사진을 보시면 처음 사진은 1월 11일의 바로 자구리의 물입니다. 그리고, 두번 째 사진은 자구리에서 바라보는 소남머리입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에 자구리에서 저 멀리 소나무가 우거진 소남머리까지 헤엄을 치며 오고가면서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놀았습니다. 유년의 아름다운 추억이 바로 이 자구리와 소남머리에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서귀포 앞바다를 푸른 운동장이라고 했나 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아름다운 서귀포 앞바다의 자구리가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먹고나서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들과 어디서부터 이어졌는지 모르는 기나긴 관! 또 제대로 정비가 되지 않이서 악취가 나는 두개의 커다란 하수구! 이러한 것들이 서귀포의 참된 자산인 바다를 시름시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 먹고나서 버려진 쓰레기로 앓고 있는 자구리의 모습입니다.
저는 어릴 적의 그 푸르고 싱그러웠던 서귀포 바다가 그립습니다. 우리들의 추억은 자연과 함께, 바다와 함께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서귀포의 자구리가 예전의 그 싱그러웠던 모습을 되찾아, 서귀포의  어린이들과 시민 모두에게 진정 <서귀포의 어린이> <서귀포의시민>은 바다와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자구리에서 서귀포 바다로 이어진 해안의 뭔지 모를 관!
두 개의 기나긴 관이 바다로 연결되어 있는데, 무엇에 이용되고 있는 관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서귀포 앞바다가 우리 사람이라면 그 얼굴에 두 개의 금이 그어진다면 그 사람의 얼굴이 얼마나 보기 흉하겠습니까?
           
▲ 자구리에 뚫려 있는 두 개의 커다란 하수구입니다.
저는 이 하수구에서 지금 생활 하수가 나오는지 안나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대로 정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귀포 살리기는 바로 서귀포의 자신인 바다를 살리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서귀포 실리기를 새롭게 무엇인가를 조성하고 개발하는데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그 옛날 서귀포의 정서가 깃들어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뭍에 사는 분들은 서귀포하면 떠올리는 것이 바로 푸르고 깊은 바다일 것입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