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영 의원.
강하영 의원.

제주의료원이 직원들에게 지원한 근무복과 관련, 지출내역의 적절성과 불투명한 정산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제주도의회에서 나왔다.

강하영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2일 401회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오경생 제주의료원장을 상대로 직원 피복비 지출 내역에 대해 질의했다.

강 의원은 "원장님 취임 이후 제주의료원 피복비가 해마다 1000만원씩 늘어났다"면서 "예산은 2000만원으로 책정돼 있지만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사이에 피복비에만 4200만원이 지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의료원은 경영 상황도 좋지 않다. 그런데 추경까지 하면서 필수사항이 아닌 곳에 지출한 것을 두고 '착한 적자'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오 원장은 이에 "원무과나 총무과, 방제실 직원들에게도 근무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어떤 기업·기관이든 직원들의 복장이 단정하고 일관되면, 소속감도 고취시키고 품격있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예산 사용 시기는 코로나19 사태가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 7월"이라면서 "직원들이 간담회를 통해 건의를 했고, 연초에 이사회 승인을 받아 구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년 반 동안 코로나19로 고생한 직원들에게는 얼마든지 투자해도 아깝지 않다. 적자가 나도 직원 격려 차원에서 한 번쯤은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제주의료원 측이 직원들에게 제공한 근무복. (사진=독자 제공)
제주의료원 측이 직원들에게 제공한 근무복. (사진=독자 제공)

의원들은 근무복을 구매한 업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의류업체도 이전까지는 유니폼 전문 업체 A였지만, 원장 취임 이후 B업체·C업체에 금액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계약 체결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 원장은 이에 "A업체에서 구매한 의류는 전문직 근무복이고, B·C업체에서 구매한 것은 일반 통상 근무자들의 근무복"이라고 답했다.

현지홍 의원도 "거래내역에는 여성의류 브랜드인 C업체가 기재돼 있다. 그런데 실제 구매한 옷을 보면 스포츠 남성의류를 취급하는 D브랜드"라면서 "특히 C업체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업체 관계자와 친분이 있느냐"고 캐물었다.

제주의료원 총무과장은 "C업체 매장에서 D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었다"면서 "디자인을 선정할 때 샘플을 추렸고, 원장님께 보고한 뒤 결정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경미 위원장은 "제출된 자료에 나온 의류모델을 검색하니 패딩점퍼로 나왔다. 7월에 겨울옷을 구매한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의원들은 또 정산 서류 점검이 소홀했다며 제주도에게도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민간에서는 보조금을 사용하면 납품서나 견적서는 기본이고, 지출결의서 제출 후 모든 내역에 대한 관련 사진도 정산 서류에 첨부한다"면서 "하물며 스케치북 하나 사는 것까지 사진을 첨부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큰 돈을 쓰는 출연기관이 서류에 사진첨부를 안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쏘아붙였다.

김 위원장은 "도정은 민간에게는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출자.출연기관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 같다. 한여름 시기 증빙자료에 패딩점퍼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라면서 "이는 구조적 문제다. 공정하려면 어디서나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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