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2층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30일 오전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2층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문예재단) 이사장이 “재단의 정체성을 묻고 답하는 데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조직의 쇄신을 선언했다. 

30일 김수열 이사장은 문예재단 2층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단의 비전과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이다. 

이날 김 이사장은 “제주문예재단의 역할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예술가와 예술단체에게 예술 행정을 지원하고 서비스하는 기관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제주도민들이 문화를 가깝게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운을 뗐다. 

본연의 역할과 정체성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선언이자 지금까지 재단이 그러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자성이기도 하다. 

우선 김 이사장은 경영철학으로 “문화예술 지원기관으로서 전문성과 청렴성을 가지고 시대와 세대를 잇는 다양성을 추구하겠다. 또 끊임없는 성찰과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내부적으로는 서로를 존중하며 구성원 간 신뢰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예재단의 올해 사업 추진 방향은 새로운 사업을 벌이거나 보여주기식 지원이 아닌 고유 사업을 내실 있게 진행해 문화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도록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오전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2층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30일 오전 김수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이 2층 회의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첫째 재단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유사업에 집중한다. 김 이사장은 “제주 문화예술의 정체성은 재단이 아니라 제주 문화예술인들이 키워나가는 것이다. 재단은 그 과정에서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재단이 직접 사업을 하는 건 지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재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고 혁신을 통해 경영관리를 효율화한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제주도 출자·출연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서 재단이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취임 후 조직을 들여다보니 업무가 겹치는 부서도 있고 가장 큰 문제는 사업 부서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1실10개팀’ 체계를 ‘1본부 6개팀’으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셋째 선순환하는 문화생태계를 조성한다. 김 이사장은 “지난 3년간 팬데믹을 겪으며 가장 피해를 입은 건 예술계다. 이들은 무대를 잃었다. 제주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필요한 복지는 무엇인가에 대해 기초자료를 조사해 ‘제주형 예술인 복지’ 지원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넷째 안전을 강화하고 친환경을 지향하는 ESG 경영 기반을 조성한다. 김 이사장은 “이태원 참사 이후 한국 사회에서 ‘안전’이 화두가 되고 있다. 공연장이나 전시회에서 행사를 준비할 때 안전 지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또 예술인과 예술단체들이 환경에 대한 인식도 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재단이 올해 5대 정책은 △예술창작 지원 △문화예술교육 지원 △지역문화 콘텐츠 지원 △창작 인프라 활성화 △네트워크 및 홍보 활성화 등이다. 총사업비는 174억원(국비 34억원·도비 132억5000만원·자체 7억5000만원)이다. 

예술창작 지원엔 45억5700만원이 들어가며 △기초예술 활성화 △생활예술 활성화 △예술인 복지 활성화 등이, 문화예술교육 지원엔 19억2100만원이 들어가며 △예술교육 지역화 △예술교육 일상화 △문화예술인력 양성 등이 포함됐다. 

지역문화 콘텐츠 지원엔 52억2500만원이 배정됐으며 △지역문화가치 발현 △문화 향유권 확대 등이, 창작 인프라 활성화엔 23억9000만원이 투입되며 △예술공간 특성화 △예술공간 조성 등이, 네트워크 및 홍보 활성화엔 3억1600만원이 들어가며 △문화예술간행물 발간 △예술활동 홍보 △문화예술 정책 교류 등이 포함됐다. 

이날 사업 계획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이사장은 경영진과 노조 간 갈등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풀어나갈 의지를 보였다. 

김 이사장은 "취임 후 첫 일정이 노조위원장과의 면담이었다. 노조가 두꺼운 자료들을 건네며 요구사항들을 숙제로 주더라"며 "열심히 공부해서 올해 계획에 대부분을 반영했다. 다만 해결하지 못한 가장 큰 문제가 보수 체계인데 다른 시도의 문화재단 보수 체계를 검토하고 종합해서 이에 대해서도 올해 안으로 바람직한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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