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오영훈 지사(오른쪽)가 도청 앞에 설치된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노조 천막을 찾아 안용남 위원장(가운데)과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검은 점퍼) 등을 만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14일 오전 오영훈 지사(오른쪽)가 도청 앞에 설치된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노조 천막을 찾아 안용남 위원장(가운데)과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검은 점퍼) 등을 만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이하 봉개동 소각장) 폐쇄를 앞두고 대량 해고가 불가피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와 노조가 협의체를 마련한다. 

앞서 지난해 11월7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제주 북부 광역환경관리센터노조(위원장 안용남)는 원청인 제주도를 상대로 고용승계를 위한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14일 오전 10시쯤 오영훈 도지사는 농성 100일 만에 도청 앞에 설치된 천막을 찾아 노동자들과 만나 직접 의견을 들었다. 

이날 안용남 위원장은 “오늘로 농성 100일차가 되기도 했고 지난 1월말 부로 저희가 다 해고 통지를 받으며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지금 현장을 계속 지키고 있지만 매우 불안하다. 도에서 대책이 나오기만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고 인사했다. 

이에 오영훈 지사는 “지금까지 관련 노동법 등 관련 법률을 확인하면서 진행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방문이 늦었다)”며 “이제 해고 통지를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 제주도가 집단 해고문제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꾸준히 논의를 하고 있는데 우선 첫 번째로 드릴 수 있는 약속은 (봉개장이 폐쇄되는)2월28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협의체를 구성해서 향후 직업훈련 또는 실업 급여, 재취업 과정에 도가 할 수 있는 충분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협의체는 노조와 도청 담당 국장, 고용센터 등으로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10명 이상 집단해고가 발생할 때 도 차원의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인 방법을 마련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조례 제개정을 통해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과정에서도 노조 측과 노동단체에서 다양한 의견을 주시면 최대한 반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늦게 찾은 점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을 한다”며 “앞에서 말씀드린 두 가지 방안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시 봉개동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노동자 57명이 지난해 11월 7일 오전 천막 설치 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봉개소각장 노동자들의 원청인 제주도는 고용승계를 통해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시 봉개동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노동자 57명이 지난해 11월 7일 오전 천막 설치 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봉개소각장 노동자들의 원청인 제주도는 고용승계를 통해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지희 기자)

오 지사가 내놓은 대안을 두고 노조 측은 제주도가 대책을 마련하려는 시도에 대해선 환영하면서도 실질적인 결과를 낼 것인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이에 안용남 위원장은 “직원 대다수 나이대가 대부분 40대 중후반이라서 자녀들도 어리고 생계를 계속 유지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고용이 끊기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사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또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일단 지사님이 민간위탁 고용에 대해 책임 있게 나서준 것에 대해선 환영한다. 노정협의체 운영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도 유관 부서들과 민주노총, 노동조합도 책임 있게 협의체에 참여해서 실질적인 해법에 나설 수 있어야겠다”며 “앞으로 집단 고용 위기 발생 시에 이 사례가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 지사와의 면담이 원활히 진행됨에 따라 현수막 또는 확성기 시위는 중단될 예정이다. 다만 농성천막 철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 지사가 “(천막은) 좀 치우는 게(어떠냐)”라고 요구하자 안용남 위원장은 “협의체가 구성됐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됐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일단 협의체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저희도 언제든 철수할 것이다. 저희도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답했다. 

이날 방문을 끝내고 나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오 지사는 노동전담부서 설치 필요성에 대해 "임기 내 전담부서를 설치할 것"이라며 "업무량에 대한 분석, 노동조합의 가입 수 등 여러가지 객관적 데이터에 의거해 추진해야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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