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념식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민주당 지도부들. (사진=박소희 기자)
추념식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민주당 지도부들. (사진=박소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75주년 4·3추념식에 불참한 가운데 야당을비롯해 여당에서조차 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의원의 4·3망언 이후 극우세력의 제주4·3 폄훼가 추념식 당일까지 이어진 점에 대해서도 '제주4.3 왜곡방지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제주4·3 평화공원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민주당은 추념식 불참 등 이번 정부의 퇴행적 모습이 4·3 공산 폭동 망언과 서북청년단 모방 세력 등장을 가능하게 했다면서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집권 여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태영호 의원은 앞서 지난 2월 합동연설회를 위해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4·3 사건은 명백히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고 왜곡했다. 

진보 진영을 비롯해 제주4·3단체와 도민사회가 즉각 사과를 촉구했지만 주장을 굽히지 않던 태영호 의원은 결국 국민의힘 최고의원으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2023년 4월 3일 오전 8시 30분께 제주4·3 평화공원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사진=박소희 기자)
민주당은 2023년 4월 3일 오전 8시 30분께 제주4·3 평화공원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사진=박소희 기자)

제주4·3 추념식을 앞두고 극우정당을 중심으로 제주4·3을 왜곡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는가 하면 서북청년단으로 자처하는 극우단체는 추념식 당일 깃발 집회를 개최, 도민 공분을 자아냈다. 

이에 송재호 국회의원(제주시갑, 더불어민주당)은 제주4·3 왜곡 발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국회 발의했다. 또한 김한규 의원(제주시을, 더불어민주당)은 정당 차원의 역사 왜곡 행태를 차단할 수 있도록 옥외광고물법 개정을 검토중이다. 

이재명 당대표는 "정부 여당의 극우적 행태가 제주4·3 현실을 모독하고 있다"면서 "4·3의 완전한 해결이라는 대통령의 약속은 부도났다"고 했다.  

이어 처벌을 위한 관련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박소희 기자)

제주 4·3의 정치적 이용이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제74회 추념식에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그러나 당선 직후 첫 추념식인 오늘(3일) 정작 (윤 대통령)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내년엔 총선을 목전에 두고 표를 의식해서 얼굴을 비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 4·3은 제주만의 상처가 아닌 우리 역사의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추념식 행자장으로 가는 길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이정미 대표)
추념식 행사장으로 가는 길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이정미 대표)

정의당 이정미 당대표는 '제주4·3 망언'과 관련해 법적 처벌 근거 마련은 물론이고 정치권 내부의 자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나서서 '망원 정치인'에 대한 퇴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미 대표는 "5·18 특별법에 준한 제주특별법 개정안도 마련돼야 하고, 법적 처벌 이전 정치권 스스로 자정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는 별도로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함께 추념식에 참석한 이준석 전 대표 (사진=박소희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와는 별도로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함께 추념식에 참석한 이준석 전 대표 (사진=박소희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와는 별도로 이준석 전 당대표가 추념식에 얼굴을 비췄다. 김기현 당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는 불참, 김병민 최고위원이 대신 얼굴을 비췄다.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함께 추념식에 참석한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제주4·3 추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부 여당의 기본(적 자세)이지만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제주4·3망언으로 뭇매를 맞은 태영호 국회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것과 관련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준석 전 대표은 "제주4·3에 대한 불미스러운 발언이 당의 모든 사람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렇게 왔다"고 했다. 이어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힘을 싣겠다고"고 약속했다.  

다만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한 뜻을 모아야 한다"면서도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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