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위기론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진보정당 전체 공멸 위기라면서 2024년 총선 결과는 더욱 참혹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거대 양당이 독식하는 한국의 정치구조 안에서 노동자, 농민, 도시 비민 등의 목소리는 늘 변방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존립 위기에 놓인 진보정당이 이번 총선에서 유미의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가장 평범한 사람들을 주체로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제주도에서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제주투데이가 [신년기획] 제주 진보정당 2023 플랜은? 에 이어 도내 진보정당 2024 총선 중간점검에 나섰다. <편집자주>

당명 개정을 포함해 재창당 수준의 당내 혁신을 약속한 정의당. 진보정당으로서의 위상, 정치 노선, 조직 노선 모두 실패했다는 뼈아픈 비판과 함께 당내에서는 존립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다. 

김옥임 정의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이 같은 비판에 "위기는 기회의 싹"이라면서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거대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주목하지 않는 민생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민생정당'으로 다시 우뚝 서겠다는 정의당. 제주도 차원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독식 체제를 깨기 위한 진보정당과 시민사회 간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옥임 정의당 제주도당 위원장
김옥임 정의당 제주도당 위원장

 

2024년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총선을 위한 계획은?

정의당은 민생에 희망이 될 비전을 제시하는 대안 집권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의당 제주도당은 지난해 신임 지도부 취임과 함께, 2024년 국회의원선거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먼저, 당내에 총선기획단을 설치해 국회의원 선거 출마 후보자를 발굴하고 지원하고, 총선 계획 및 전략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또한, 중앙당 계획에 따라 연내 공직후보자 자격심사를 거쳐 2024년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를 선출할 예정입니다.

이와 별도로, 제주 진보정당 연석회의를 통해 제주도 내 총선후보 단일화 및 선거구 조정 등 선거연대도 적극 추진할 예정입니다.

총선승리를 위한 전략과 정책기조는 무엇인가?

정의당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주목하지 않는 민생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전국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여당인 국민의힘의 양곡법, 간호법 등 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건의’로 입법 발목 잡기 같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에 대항하는 민생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제주도 차원에서는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의 독식 체제로 굳어져 있는 정치 현실을 깨고 진보정당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탄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진보정당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회복하는 목표가 될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중앙 및 지역에서 일하는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진보정당임을 도민들에게 보여드리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당내 TF를 구성해 제주도의 현실에 기초해 지역 민생의제를 발굴하고, 총선 주요 공약 및 실천 과제를 조기에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를 기초로 관련된 당사자 조직 및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유기적인 정책연대도 함께 추진해 가겠습니다.

‘진보정당 공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창당 이후 정의당은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표방하며, 대한민국 제3당의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그 결과 2023년 현재, 복지국가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에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큰 틀에서 동의하고 있습니다.

김옥임 위원장. (사진=정의당 제주도당)

진보정당의 위기라는 진단에는 일면 동의합니다. 하지만, 위기는 늘 기회의 싹을 품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현재 ‘혁신재창당’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 내부적으로는 당명 개정을 포함해 동의하는 제 세력 규합과 함께 2024년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위한 사회 비전을 치열하게 토론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의당은 정의로운 복지국가 비전을 기초로 사회연대, 민주주의, 생태전환과 같은 대한민국과 제주지역의 비전을 새롭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최근 민주노총 지도부가 추진하는 진보세력들간의 선거연합정당은 우리 당이 지난 2020년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 전신정당이 처음 시도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따라 한 위성정당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반대합니다.

정의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퇴행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사회 대전환을 위해 다른 진보정당 및 제 시민사회세력들과 기꺼이 협력할 것입니다.

다만 그 협력은 사회정의와 민주주의 원칙에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에 부합하고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막으며 대한민국 정치 시계를 다시 제 방향으로 돌려놓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기꺼이 함께 할 것입니다.

제주지역 국회의원 의정활동은 어떻게 평가하는 지?

현재 제주도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3명의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지사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도의회 등 사실상 민주당 일당 독식 체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제주도민들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몰아주었으나, 실제 이들이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다양한 제주지역 현안 및 이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의 존재감이 미진하다는 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례로, 제주도 주요 현안인 제주 제2공항 건설 문제에 대한 지난한 도민들 간 찬반 갈등에 있어 제주도 국회의원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6일 민주노총 제주본부에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대표자 간담회를 진행중인 이정미 대표와 김옥임 위원장(왼쪽) 

‘제주도민이 결정한다’는 애매한 정치적 수사만 언급, 사실상 관망으로 갈등을 방조하는 사이에 도민사회의 분열과 상처는 더욱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도민투표로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결정하자는 많은 도민들의 제안과 대안에도 어떤 응답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과 전임 제주도 지사였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정치적, 정책적 입장에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이는 정치력의 부재, 정치적 무능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주의 주요 현안은 무엇이며,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지?

앞서 언급한 제2공항 건설 문제에 대한 주민 갈등을 정치적으로 중재해 도민사회를 다시 하나로 모아나가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현재 제2공항 건설 문제에서 <정부는 강행 추진, 제주 국회의원은 침묵, 제주 도정은 방관>이라는 최악의 정치적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지난 강정 해군기지 건설 갈등과 같이 마을 또는 도민사회 전체가 또다시 갈등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심각한 후과를 낳을 수 있어 크게 우려가 됩니다.

제2공항 건설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갈등 해소 방안은 도민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도민투표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강제동원 정부대책 및 한미일군사동맹 대응 정의당TF(이하 TF)는 4월 17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지희 기자)
강제동원 정부대책 및 한미일군사동맹 대응 정의당TF(이하 TF)는 4월 17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2공항 문제와 더불어,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는 제주 현안이자 전 지구적 현안입니다.

일본 정부는 경제적 이유로 해양투기를 강행하려고 하는데,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괴담’ 운운하며 사실상 일본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후쿠시마 핵오염수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 길거리 농성, 서명운동, 피케팅 등을 통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중앙당 TF에  제가 공동단장으로 선임돼 중앙당과 공조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민생당·정의당·진보당·노동당 제주도당과 제주녹색당 등 도내 6개 정당 대표들은  15일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에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를 막아낼 것을 요구했다.  (사진=정의당 제주도당 제공)
더불어민주당·민생당·정의당·진보당·노동당 제주도당과 제주녹색당 등 도내 6개 정당 대표들은 5월 15일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에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를 막아낼 것을 요구했다.  (사진=정의당 제주도당 제공)

이와 별도로 지난 3월 정의당 제주도당 제안으로 제주도 야6당(노동당, 더불어민주당, 민생당, 녹생당, 정의당, 진보당)의 공동대응이 성사됐고, 이후 기자회견, 정당연설회, 도민홍보활동, 육지상경투쟁, 제주도정과의 연석회의, 제주도의회 의장 면담 등을 통해 정부와 국회 뿐만 아니라 제주도정, 제주도의회 등에도 일본의 해양투기를 막아내기 위한 적극적인 사전대책을 주문했습니다.

이후로도 중앙당 공조 및 제주도 야6당 공동대응을 통해 일본의 해양투기를 막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제투와 신년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내용 중 어떤 것이 이뤄졌고 미진한지.

당내에 <민생현안대응위원회>라는 특별기구를 설치해 제2공항 문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문제 등 제주지역의 민생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 1차 추경안 심사보류에 따른 탐나는전 현장할인 일시중단 사태 등 민생과 직결된 현안에 대해 도의회 원내정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지 못하고 있는 목소리들을 찾아 대변하고 있습니다.

류호정(정의당·비례대표) 국회의원은 6월 2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천동굴 및 당처물동굴의 유산적 가치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분석 용역' 조사위원에 해녀회와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하는 인사를 공식 조사위원으로 포함해 달라"고 제주도에 요구했다. (사진=정의당 제주도당 제공)
류호정(정의당·비례대표) 국회의원은 6월 2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천동굴 및 당처물동굴의 유산적 가치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분석 용역' 조사위원에 해녀회와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하는 인사를 공식 조사위원으로 포함해 달라"고 제주도에 요구했다. (사진=정의당 제주도당 제공)

이와 함께 월정리 제주동부하수처리장 2차 증설공사 문제로 꽤 긴 시간 동안 제주도와 싸우고 있는 월정리 해녀들, 시만사회단체들과 함께 대응하고 있고, 최근에는 문화재청 면담 및 우리 당 류호정 국회의원이 직접 현장에 방문하여 현장 시찰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도당 내부적으로는 당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해 도당의 조직적 토대를 강화해 왔고, 총선 준비 태세를 마련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이 양당 체제에 신물 난 도민들에게 제3의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목표는 여전히 노력해야 할 과제가 될 것입니다.

지난 5월 4일 서귀포시향토오일시장에서 시장 상인들에게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김옥임 위원장. (사진=정의당 제주도당)
지난 5월 4일 서귀포시향토오일시장에서 시장 상인들에게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김옥임 위원장. (사진=정의당 제주도당)

끝으로 도민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도민 여러분, 2023년도 어느덧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올해 전반기에는 윤석열 정부의 편가르기, 분열의 정치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을 향한 굴욕외교 등 거대한 퇴행을 거듭하며 나라 안팎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또한, 제주도의 산적한 지역 현안에 대한 도지사의 리더십은 실종됐습니다. 이런 현실에서도 묵묵히 땀 흘려 일하며, 더 나은 제주도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수많은 도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 하반기에는 도민 여러분의 삶이 좀 더 빛나고 희망이 자리 잡기를 기원합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도민 여러분의 삶에 움트는 그 쪽빛 희망에 다가가 푸른 푸른한 싹을 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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