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크루즈 관광이 재개되면서 일부 크루즈들이 제주도에 폐기물 하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와 관련해 모니터링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크루즈 폐기물 발생 현황 파악을 위한 모니터링 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투데이는 제주도 해양수산국에 크루즈 폐기물 반입 현황 자료를 요청했다. 해양수산국은 이와 관련한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제주시에 반입되고 처리되는 폐기물 관리를 담당하는 제주시 청정환경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해양수산국은 크루즈 선사 등을 통해 폐기물 하역 현황 파악에 나섰다. 현재까지 해양수산국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서귀포강정크루즈항에 입항한 일본 선사와 월드와이즈 크루즈에서 현재까지 세 차례 폐기물을 하역했다.

해양수산국 관계자는 제주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크루즈 입항 시) 열 번에 한 번꼴로 폐기물 하역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해양수산국은 하역한 폐기물의 양과 종류를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는 크루즈에 선용품 공급 시 이용된 포장재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에서는 현재까지 제주에 폐기물을 하역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양수산국 관계자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크루즈는 폐기물은 아직까지 자기네 모항에서 버리고 있다 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국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크루즈 폐기물 반입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중국 발 크루즈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경우 밀수 루트로도 이용될 수 있어 정보 당국에서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있고, 또 중국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제주도로 반입되는 양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016년 중국 발 크루즈가 제주도에 입항한 뒤 관광객들이 하선하지도 않고 폐기물을 하역하고 갔던 전례가 있는 만큼, 크루즈 폐기물 반입 관련 정책과 크루즈 폐기물 모니터링 체계를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 크루즈 선사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제주도에 폐기물을 버릴 수 있는 실정이다. 2016년 크루즈에서 제주도에 남기고 가는 폐기물과 관련해 논란이 크게 일었다. 크루즈 폐기물로 인한 논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행정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제주도는 올해 총 82척(제주항 59, 강정항 23)의 크루즈가 입항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도 제주항과 강정항에 입항 의사를 신청한 크루즈선은 현재 334여 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약 80%가 중국발 크루즈선이며, 이를 통해 약 90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오영훈 제주도정은 크루즈 관광 재개에 따라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크루즈 관광으로 인한 폐기물 증가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보다는 크루즈 관광객들을 위한 환경 조성에만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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