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관광레저산업노조 소속 드림타워카지노지부, LEK지부, 썬호텔&카지노지회는 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관광레저산업노조 소속 드림타워카지노지부, LEK지부, 썬호텔&카지노지회는 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제주지역 카지노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업체 측과 제주도정에 촉구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과, 주거환경, 인사제도 등 문제로 많은 청년 노동자들이 제주를 떠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관광레저산업노조 소속 드림타워카지노지부, LEK지부, 썬호텔&카지노지회는 9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라면 도내 카지노산업은 대단히 어려워지고 경쟁력도 잃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노동자들은 "코로나 전 문전성시를 이뤘던 도내 카지노 산업은 내부적으로 곪아서 터지기 직전"이라며 "다음해 개장 예정인 카지노 '인스파이어'는 제주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임금 및 근무환경이 제시해 도내 노동자들은 짐을 싸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동북아 최대 규모로, 카지노·호텔·수영장·쇼핑물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다. 

이 업체가 다음해 1월 개장을 앞두고 공격적인 대규모 인력채용에 나서면서 '인스파이어 블랙홀'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파격적인 연봉 인상과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기존 호텔·리조트 업계는 인력유출로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노동자 이탈 원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이달 중 긴급협의회 및 노사 공동협의회를 개최하라고 오영훈 지사와 카지노 3사 업체 측에 촉구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 ▲열악한 주거환경 ▲업장 내 흡연이 가능한 환경 ▲제주도정 카지노 관리 감독 전담부서 폐지 ▲청년노동자가 승진하기 어려운 인사체계 등이다. 

노조는 "대표적인 저임금 노동자인 제주 관광산업 노동자들은 인스파이어의 연봉 제안에 이미 많이 떠난 상황"이라며 "노조는 저임금 해소와 생활임금 보장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카지노 업체 측의 저임금 강요와 노조탄압으로 충분히 극복치 못했다.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싼 원룸 생활에 저축은 꿈도 못꾼다. 육지 출신의 수백명의 청년 노동자들은 몇년 못가 결국 짐을 싸서 떠나고 있다"며 "현재 카지노 산업을 지탱해온 대다수 청년노동자들의 당장의 목표는 '제주 탈출'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 "노동자들은 비흡연자들도 24시간 담배연기가 자욱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업체들은 '흡연부스' 설치 권고에도 비용 및 VIP고객 문제로 거부하고 있다. 노동자의 건강권을 무시하는 현실"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제주도 카지노 전담부서도 폐지돼 사회적.행정적 규제는 사라지고 돈벌이에만 판치는 카지노가 돼버렸다"며 "특히 외국 업체의 경우 매니저도 외국인을 채용하고 있다. 일정 기간만 지나면 국내 노동자도 승진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극히 일부"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더이상 열악한 환경에서 청년세대에 근거없고 대책없는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며 "3사 카지노 노조 대표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 보호와 제주 카지노산업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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