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환경단체들이 제주시의 계획에 따라 곶자왈 지역이 개발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되는 데에 반대하고 나섰다. 

함덕곶자왈(상장머체) 도시계획 변경을 반대하는 주민회,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6일 함덕 곶자왈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함덕곶자왈 상장머체의 숨골·식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단체들은 “함덕주민과 곶자왈사람들, 제주참여환경연대의 상장머체 현지조사 결과, 수많은 숨골이 존재하고 곶자왈의 외형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시는 ‘2030 제주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사업을 진행하면서, 상장머체 지역이 토지적성평가 4등급으로, 기존 보전관리지역이었던 것을 개발 용도의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제주시의 계획에 따라 함덕곶자왈 상장머체 지역이 보전관리지역에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되면 이곳의 개발행위 허가 규모는 5000㎡ 미만에서 3만㎡ 미만으로 6배가량 증가하게 된다. 

이들은 이어 “상장머체는 토지적성 4등급이면서도 지하수보전2등급지이기도 하다”며 “전국적 기준으로 토지의 외형만 보고 판단하는 토지적성평가는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지하수의 중요성, 지하수 삼양 기능을 평가한 ‘지하수보전등급’을 도외시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타 지역은 97%를 지표수에 의존하는 반면, 제주는 97%를 지하수에 의존한다”며 “지하수보전등급을 무시하고 토지적성평가만을 기준으로 곶자왈 지역을 개발 가능한 지역으로 변경하려한다”며 제주시를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함덕곶자왈 상장머체는 여전히 막대한 양의 지하수를 함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형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곶자왈”이라며 “제주도민들에게 제주시가 숨 쉬고 있는 곶자왈을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한지 판단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곳은 곶자왈 지형과 지질, 숨골뿐 아니라 산림청 지정 희귀 식물이자 환경부 적색식물목록에 포함된 골고사리가 자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제주시가 공동조사를 제안한다면 언제든 응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질이 깨끗하기로 유명한 함덕해수욕장은 함덕의 풍부한 용천수 덕분”이라며 “엄청난 양의 용천수가 나올 수 있는 것은 함덕해수욕장과 이어져 있는 이곳 상장머체에서 빗물을 함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우리는 오늘 이곳 상장머체가 살아 숨 쉬는 땅임을 확인하면서, 여기를 개발하려는 시도에 맞서 싸울 것을 선언한다”며 “제주시가 변경을 철회할 때까지 우리나라의 보물 함덕해수욕장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도 제주시의 후천적 행정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