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주국제대학교가 뉴라이트 계열 인사인 이명희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를 법인 이사로 선임한 데 대해 4·3희생자유족을 비롯해 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대학 구성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송승문)는 7일 성명서를 내고 “(국제대를 운영하는 법인) 동원교육학원은 이명희 이사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족회는 “제주4·3을 폭동으로 발언한 이 교수를 이사로 내정한 것은 4·3의 진실과 사실 규명에 전력투구했던 7만여 명의 유족과 도민사회의 기대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처사이며 시대에 역행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더구나 이 교수는 억울한 희생을 당한 양민들의 피해를 축소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망언을 서슴치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육부에서 사립대학 지도 감독 권한을 넘겨받은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명희 이사에 대해 사실상 최종 승인 또는 임명권을 가진 만큼 도민 대다수가 부당하게 여기는 이번 인사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국제대 교수협의회·민주교수협의회·총학생회·총동창회와 전국대학노동조합 제주국제대지부, 민주노총 제주지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학 구성원들은 이번 이사 선임을 절대 수용하지 않으며 법인 이사회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사회는 지난 7월 이사회에서 봉급 삭감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총장을 부당하게 해임시켰고 지난 9월엔 이사 8명 중 5명이 사퇴해 이사부존재 상황에 있었다”며 “저희들은 감독관청인 제주도를 방문해 공익의 목적에 부합하는 인사를 이사로 충원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리재단과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우리 대학 구성원과 도민을 위한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번에 이사로 선임된 3명은 대학 구성원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인물로서 어떤 방식으로 선임된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밀실에서 이뤄진 부당한 이사 선임”이라고 힐난했다. 

또 “특히 이명희씨는 대다수의 국민으로부터 편향적인 역사 인식을 비판받고 있는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저자”라며 “도민을 근거 없이 모독한 사람을 교육기관의 이사로 선임할 수 있느냐. 도민과 제주교육에 대한 폭거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관할청은 이번 동원교육학원의 부당한 밀실 이사 선임 행위를 전면 무효화하고 사태 책임을 물어 기존 이사 전원을 해임한 뒤 관련법에 따라 처벌하고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법인은 지난 2017년 대학의 교육용 기본 재산으로 등록된 유치원을 법인의 재산으로 바꿔 등록하고 올해 유치원 2개 건물 중 한 동을 수익용 재산으로 용도 변경한 뒤 유치원의 이름조차 대학과 무관한 ‘동원유치원’으로 변경했다”며 “이는 사립학교법 위반이며 이사 해임 사유에 해당될 것이다.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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