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제주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와 관련한 행정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을 닷새 앞두고 취소 확정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 제공)
청와대 앞에서 제주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와 관련한 행정소송에 대한 1심 판결을 닷새 앞두고 취소 확정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2020.10.15(사진=제주투데이 DB)

지난 13일 대법원이 제주도가 2심에서 패소한 뒤 상고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의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한 데 대해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규탄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대법원은 마치 자신들은 안드로메다에 있다는 듯이 제주영리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해달라는 상고를 심리조차 거부하며 아예 기각해 버렸다."며 "짧은 시간에 3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뜻을 모아 제주 영리병원 허가 취소를 촉구했음에도 말이다. 국민적 염원도 나몰라라 코로나19 팬데믹도 나몰라라하는 대법원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이 문제의 1차 책임을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돌렸다. 운동본부는 "원희룡 전 지사는 제주도민이 직접 참여한 3개월에 걸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녹지국제병원 불허 권고를 손바닥 뒤집 듯 뒤집었다."면서 "민주주의 따위는 원희룡에게는 거추장스런 장식물일뿐이다. 윤석렬 선본에서 정책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희룡이 지키겠다는 자유민주주의는 이런 것"이라고 힐난했다.

문제인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운동본부는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로 병상이 모자라 입원 대기중 사망하는 환자들이 속출하는 공공의료의 위기에도 콧방귀만 뀌며 방관했다. 공공의료와 인력을 확충하라는 노동자들과 국민들의 긴박한 촉구에도 땜질식 대응으로 일관했다. 반대로 의료를 산업화하고 영리화하는 정책과 규제 완화는 그 어느 정부보다 열심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규제프리존법, 첨단재생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혁신의료기기법, 건강관리서비스 민영화 등 이명박, 박근혜 정부도 못했던 것들을 모조리 해치웠다.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분명한 정책 방향은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불허한 1심을 뒤집은 고등법원의 판결과 대법원의 상고 기각을 용이하게 했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더 강화 확충하는 방향을 가리켰다면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공공의료를 지지하는 압도적 여론을 거슬러 시대착오적 판결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운동본부는 "다음 집권을 노리는 대통령 후보들은 영리병원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어질 감염병 사태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는 공공의료의 확충이 필수불가결하다. 그러나 영리병원은 또다른 영리병원을 낳으며 공공의료를 약화시킬 게 뻔하다. 감염병 재난에 대한 대처는 더 어려워지고 더 많은 불필요한 희생을 낳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운동본부는 "(원희룡 전 지사가 정책을 담당하는) 윤석렬 후보에게는 기대할 게 없을 듯하다."면서 "이재명, 안철수, 심상정 등 후보들은 영리병원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제주에서 녹지국제병원같은 영리병원이 존속할 수 없도록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에 참여하는 단체는 다음과 같다.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청년의료인회,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행동하는의사회, 성남무상의료운동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 경남보건교사노동조합, 건강정책참여연구소,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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