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후보들이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공약은 귀를 솔깃하게 하고 어떤 공약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선거가 ‘말잔치’가 아닌 정책 대결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후보들이 현실적이고 납득 가능한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면밀한 검토 과정도 필요하다. 제주투데이는 [@.@뭐라는공약?] 코너를 통해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의 공약과 발언을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서귀포시 서부선거구 고재옥 교육의원 후보와 정이운 교육의원 후보(왼쪽부터)(사진=제주투데이 DB)
서귀포시 서부선거구 고재옥 교육의원 후보와 정이운 교육의원 후보(왼쪽부터)(사진=제주투데이 DB)

교육의원제도의 폐혜 중 하나로 지역 현안에 대한 개입 문제가 거론된다. 교육자치를 위해서 선출된 교육의원들이 교육 영역을 넘어 민감한 지역 현안에 표를 던지면서 캐스팅보트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교육의원제도는 이번 선거를 마지막으로 일몰될 예정이지만, 12대 제주도의회에서도 교육의원의 현안 개입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서귀포시 서부 선거구에 출마한 고재옥 교육의원 후보는 거꾸로 현안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투데이를 비롯한 KCTV, 뉴제주일보, 헤드라인제주 언론4사 공동보도에서 그는 교육의원도 도의원처럼 모든 의결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도의회에 들어가면 교육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도 적극적으로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위원이 갖고 있는 권한을 행사해 서귀포시 지역 현안들까지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는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지역 현안 개입 및 교육의원 피선 자격 제한 등 교육의원제도의 불합리적인 면이 비판을 받아온 가운데, 교육의원 후보가 거꾸로 교육 영역 넘어 지역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태도를 취한 것은 꽤 도발적이다.

고재옥 후보의 경쟁자인도 정이운 후보도 만만치 않다. 정 후보는 국어, 도덕, 사회 등 일부 교과를 제외한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실상 전과목을 영어로 가르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왜 그래야 할까? 그에 따르면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요한 의사소통수단"이고 "우리말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습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어로 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건너뛰더라도 현실화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제주 지역 교사들은 과연 영어로 모든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을까?

정 후보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교수 용어가 있는데 영어로 된 교재를 만들어서 공부를 하게 되면, 선생님들이 그것을 보면서 스스로 아이들에게 반복을 하게 되면 아이들도 알아듣고 선생님도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교사들의 영어 능력이 출중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들의 경우 수능시험을 치르면서 영어 듣기 시험을 봤고, 대학 4년 동안 영어교육을 받은데다가 임용고사를 볼 때도 영어면접시험을 보는 만큼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교사들이 정 후보의 생각만큼 스스로의 영어 구사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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