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 세종로공원앞에서 한국환경회의가 환경부를 상대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부동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28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 세종로공원앞에서 한국환경회의가 환경부를 상대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부동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전국 34개 환경운동 단체의 연대기구로 결성된 한국환경회의가 환경부를 상대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부동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환경회의는 28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 세종로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교통부가 막무가내로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국토부의 생태 수용성과 주민 의견을 무시한 ‘환경부 패싱’이 도를 넘고 있다”며 “지난 2015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을 입지로 발표한 후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는 파행, 무산ehot고 인근 생태자원은 거짓 작성되거나 누락됐다”고 규탄했다. 

이어 “성산지역 수산·난산·신산·온평리 비상대책위와 제주의 비상도민회의, 전국 시민사회는 삭발과 단식, 규탄 기자회견, 공개서한 전달, 기도회, 천막농성, 촛불집회, 상경집회 등 가능한 모든 저항을 펼치고 있다”며 “사업 타당성 평가와 계획에 조작과 부실이 난무하고 중대 결함이 발견돼도 제2공항 사업은 꿈쩍없이 추진 중”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토부가 기본계획 고시를 하려면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지난 8월 환경부가 평가서 초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제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국토부는 ‘검토를 모두 마쳤다’며 평가서 본안을 제출했다”며 “이는 거짓 작성된 보고서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한국환경회의는 “풍향에 따른 활주로 방향 설계가 엉터리로 조작됐고 이에 따른 소음평가 역시 부실하게 작성됐다. 또 기존 사전타당성 검토 당시 계획했던 국제선 100% 운용의 공항운영 방안은 국내선 50%만 운용하는 적자공항으로 설계됐다”며 “성산 입지의 제2공항 사업을 축소 조정해도 환경적 측면에서 이 사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28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 세종로공원앞에서 한국환경회의가 환경부를 상대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부동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28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 세종로공원앞에서 한국환경회의가 환경부를 상대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부동의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공항 신설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그러면서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즉각 부동의해야 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들었다. 

첫째로 검토위원회가 △안개일수 오류 △오름 절취 누락 △지반 정밀조사 생략 △철새도래지 평가 제외 △대안지 의도적 탈락 등 제2공항 후보지 선정 과정상 중대한 결함을 확인한 뒤 연장요청을 했으나 국토부가 이를 거부했고 이 같은 내용이 평가서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둘째로 국토부가 기존 공항 활용을 통해 장기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결론 보고서를 감추다가 뒤늦게 공개하고 환경부가 요구한 현 공항 확충 등 제3의 대안을 전혀 검토하지 않은 점, 셋째로 환경부의 검토의견 중 ‘공항 확충에 따른 관광객 증가로 환경 수용력 포화 우려’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점 등을 짚었다. 

넷째로 ‘항공수요 예측 시 인구감소 추세 등 수요 예측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항공 수요예측의 타당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환경부의 검토의견을 누락한 점, 다섯째로 용암동굴 지형 및 숨골 조사가 미흡하게 이뤄진 점, 여섯째로 철새도래지에 대해 4계절 조사, 법정보호종 및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대한 추가 정밀조사나 현지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대안별 지역주민 소음 피해를 제시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또 마지막으로 환경부가 ‘주민 수용성 확보는 중요한 사항이므로 입지 선정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하고 그 의견에 대한 반영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 제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지역주민을 만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한국환경회의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완료 시점이 임박한 지금까지도 국토부는 계획의 적정성과 입지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환경부의 검토의견을 전혀 보완하지 않았다”며 “환경부의 선택은 단 하나, 부동의가 답이다. 제2공항 계획은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검정색 종이 비행기를 쓰러진 나무들 위에 올려놓으며 공항으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는 모습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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