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우 본부장
박현우 본부장

지난 8월 내년 정부 예산안이 제출된 바 있다. 2022년 정부 제출 예산안에서 보건·복지·고용 사회공공성 분야의 증가율은 8.5%로 전체 예산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지난 4년 문재인 정부에서 보여졌던 보건·복지·고용 분야에서 연 평균 증가율인 11.4%와 비교하면 실제로는 후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긴급한 재난 상황에 맞물려 사회공공성 예산을 더욱 확충해야 한다. 코로나19 재난 시국에 노동자 해고를 막고, 감염병 전문 병원 공공병원 및 공공의료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한 불안정 노동자를 위한 고용보험 확대 및 기준 중위소득 인상 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예산은 아무리 늘려도 모자라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율은 OECD 38개 회원국 중 35번째로 최하위 수준인 것을 보더라도 사회공공성 예산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 수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국방분야 예산 증액이다. 국방예산은 올해 대비 4.5% 증가한 55조 2277억 원으로 책정됐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2017년 국방 예산은 40조 3347억 원이었다. 임기 5년간 무려 15조원이 증액됐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 한반도에 평화정착을 언급하던 문재인 정부가 오히려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군비 증강을 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긴급한 재난 상황에 우리 국민의 세금을 당장 필요치 않은 막연한 전력증강과 첨단 무기 도입에 낭비할 것이 아니라 재난 극복을 위한 사회 공공성 예산과 사회적 안전망 확충에 사용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한국사회의 불평등 해소와 사회적 대전환을 위해 오는 20일 110만명 사회적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5대 핵심의제와 15대 요구안을 내걸고 모든 사업장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총파업이다.

이 요구안 중에는 사회 공공성 예산 확충도 포함되어 있다. 재벌총수 이재용 부회장이 사면 돼서 감옥문을 나올 때 비판 사설 한 줄 못 내던 보수언론들이 민주노총을 귀족노조로 매도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은 붕괴 직전에 다다른 서민들의 삶을 지탱하고 불평등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 공공성 예산 확충을 총파업 의제로 삼고 대선 정국까지 공론화를 하려고 한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자영업자 등 영세상공인들이 몰락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국민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10대 대기업들의 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상위 10%의 자산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악화하는 소득, 자산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선 공적자금 투입 등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조차 부유세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도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막대한 부를 독식해온 초고소득층, 재벌 대기업에 대한 증세 및 법인세 상향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 정부 빚이 1000조가 넘는 상황을 감안하면 증세는 불가피하다.

이제 민주노총 110만의 사회적 총파업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5년 전 노동자들이 촛불을 들어 정권을 교체했다면 이번에는 사회적 총파업을 통해 불평등 해소와 사회적 대전환을 이루려고 한다. 정부와 사법당국은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강제연행 구속에서 보듯 엄청난 탄압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110만 노동자들의 절박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틀어 막을 수는 없다. 정부는 지금 당장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요하라! 지금 당장 사회 공공성 예산을 확충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율을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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