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제주 지역 국회의원에게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 용역 결과 보고 일정을 취소한 가운데, 다른 지역구 국회의원에게는 보고가 이뤄졌다.

제주 지역의 중요한 현안에 대해 제주 지역 정치인을 ‘패싱’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에게도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 지역 최대 현안임에도 국토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 용역 결과를 비공개하고 있다. 이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국토부는 21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에게 용역 결과를 약식 보고하기로 했다가 일정을 취소했다. 보고 일정이 공개됐다는 것이 취소 이유다.

국토부는 용역 결과 및 전문가 자문위원 명단은 물론 보고 일정마저 쉬쉬하면서 비공개로 추진하며 ‘밀실 추진’ 및 도민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제주도민이 선출한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제주 지역 국회의원에게는 보고를 패싱한 국토부는 전날인 2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다른 의원에게 약식 보고를 마쳤다. 제주투데이는 국토부가 의원에게 보고를 하면서 제출한 보고서를 입수했다.

제주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현황보고' 문서(사진=김재훈 기자)
제주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현황보고' 문서. 보고서는 단 한 페이지에 불과하다. 국토부가 위성곤 위원에 대한 보고가 취소되지 않았다면 역시 같은 문서가 제출됐을 것으로 보인다.(사진=김재훈 기자)

국토부는 이 문서에서 △항공기-조류충돌 안전 확보방안, 조류 보호방안, 조류조사 관련 보완 △항공기 소음 영향 추가 분석 △법정보호종 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저감방안 및 소음 영향 보완 △숨골 관련 보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 재작성을 위한 근거 자료로 쓸 수 있는 내용들로 사실상 환경영향평가서 재작성을 위한 작업 단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지난 18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제2공항을 올해 핵심추진과제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데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토부의 용역 결과에 대한 ‘제주도 패싱’까지 겹치면서 제2공항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한편 국토부는 7월말 예정이던 보완가능성 검토 용역 기간을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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