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소음을 확인하기 위해 제주공항을 방문한 제2공항 피해지역 주민들(사진=김재훈 기자)
항공기 소음을 확인하기 위해 제주공항을 방문한 제2공항 피해지역 주민들(사진=김재훈 기자)

#철새도래지 대체서식지 어디에?...제2공항 관련 부서 간부 "기억나지 않아"

제주도 공항확충지원과장 등이 지난 8일 국토부를 방문해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 보고서를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토부의 요구에 따라 자료 복사 등을 하지 못하는 단순 열람에 그쳤다. 국토부가 제주도와의 협의를 사실상 패싱하려는 모습이다.

국토부는 앞서 전환평 보완용역 과정에서 철새도래지 대체서식지 조성 계획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국토부, 제2공항 전환평 보완가능성 검토한다더니...사실상 재작성 자료 마련)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따른 제주도 토지 및 해안의 추가 수용이 예고된 것. 이에 따라 정확한 관련 내용 공개 및 인근 지역 주민들의 의견 청취 및 제주도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제주도는 뒷짐을 지고 있다.

제주투데이가 국회를 통해 단독 입수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현황보고' 문서.(사진=김재훈 기자)
제주투데이가 국회를 통해 단독 입수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현황보고' 문서.(사진=김재훈 기자)

#전환평 보완용역 보고서 공개 요청 미적거리는 제주도

이 같은 상황임에도 제주도는 보고서에 대한 공식적인 전면 공개 요청은 미적거리고 있다. 제주투데이는 보완용역 보고서를 열람한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 간부급 관계자에게 철새도래지 대체서식지 후보지의 위치를 물었다. 하지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입을 열지 않았다.

그 관계자는 “한 400페이지 500페이지 정도 가까이 되는 거를 봤다. (3시간여만에) 다 그거를 숙지할 만큼은 아니”라면서 “제가 내용까지는 기억도 안 나고 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용을 얘기하지 않기로 국토부에서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거는 내가 기억이 안 나는데 그게 어디로 이전하는 게 쉽진 않을 것 같다. 상식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토부와의 추후 협의 일정에 대해서는 “또 저희들이 실무적으로 가서 협의해야될 부분들이 많다.”면서도 협의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제주도...제2공항 협의도, 보완용역 보고서 적정성 판단도 '뒷짐'?

제주투데이는 국토부가 환경부와 협의하기 전 제주도와 협의를 거치는 데 대한 입장을 물었다. 그는 “절차상 그거를 제주도와 협의해야 된다는 건 없다”며 “초안 때 주민 공람하고 이렇게 그런 절차는 거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을 불투명하게 강행하는 경우 더 큰 갈등이 우려된다. 도민의 자기결정권 측면에서도 제주도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게 일고 있다.

제주도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보지 않는 것인지 재차 물었다. 그는 “(제주도와 협의 시) 우리가 만약에 적정하다고 했는데 환경부에 가서 이걸 부동의 해버리면 그때 제주도는 이제 어떻게 될 거고 다음에 또 이게 부동의 했는데 또 환경부에서 적정으로 해버리면 이게...”라며 말끝을 흐렸다. 제주도 관계자가 제주도의 주체적인 판단보다 환경부의 판단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

오영훈 제주도정의 제2공항 관계 부서 간부가 국토부에 보고서 공개 및 적극적인 협의를 요청하기는커녕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의 자기결정권을 스스로 내려놓고, 도민 알권리를 침해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