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 '모른 척'..."오영훈 제주지사 뚜렷한 입장 보이지 않아"

국토부가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반려 사유 해소 가능성 검토 용역과 관련해 21일 위성곤 의원에게 약식 보고를 하려다 무산됐다. 제주투데이는 국토부가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국회의원을 찾아 관련된 보고를 한 내용을 확인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부 측은 이 자리에서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해 제주도민들의 의견이 찬반이 반반이라면서 제주 지역구 송재호, 위성곤, 김한규 의원실에서도 제2공항 관련 도민의견이 찬반으로 나눠지고 뚜렷한 입장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에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의미여서 피해지역 주민은 물론 도민주권을 강조해온 제주 지역 시민사회와의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토부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 역시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즉, 국토부가 바라볼 때 제주 지역 정치인들이 제주 지역 최대 현안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제2공항 건설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갈등의 책임을 제주도로 돌리는 모양새다.

국토부 측은 주민수용성과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주민 설득, 토론회, 간담회 개최는 제주도청이 해야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철새 서식지 자연 훼손하고 인위적 대체서식지 조성?

국토부 측은 항공 안전과 철새 보호의 목표가 상충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최대한 철새를 보호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그 대표적인 계획이 인위적인 대체서식지 조성이다. 

운영 중인 공항에서는 항공기-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예방을 위해서는 조류 퇴치 및 포획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 조류의 서식 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제2공항 예정지는 제주에서 가장 철새들이 많이 찾는 철새도래지들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철새도래지의 서식 환경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대신 인위적인 대체서식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투데이 취재 결과 국토부는 제2공항 예정지 8km 내 부지에 철새도래지 안전부지(대체서식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도 면적이 좁고 기존 제주공항과 겹치는 문제가 있어서 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공항예정지로부터 8~13km 거리를 이격하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점도 밝혔다. 국토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8km로 이내로 검토를 하고 있다는 것.

국토부가 검토 중인 대체서식지 조성 방안은 기존의 철새 서식지를 대체할 인공적인 서식지를 조성하며 재차 자연의 원형을 훼손한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서식지 조성을 통해 항공기-조류충돌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하지만 불씨도 여전히 남아있다.

'조류 등 야생동물 충돌위험 감소에 관한 기준' 제28조(공항주변의 부적합한 토지이용 방지)에 따르면 공항 표점에서 8km 이내의 범위의 지역에 조류보호구역이 없어야 한다. 항공 안전 때문이다. 철새 대체서식지를 8km 내에 조성하겠다는 국토부의 구상은 '야생동물 충돌위험 감소에 관한 기준'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제주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현황보고' 문서(사진=김재훈 기자)
제주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현황보고' 문서(사진=김재훈 기자)

#검토 용역?...사실상 전환평 재작성 위한 작업 중

제주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한 장짜리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현황보고' 문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아직 전환평 보완가능성 검토 용역 보고서 작성을 마무리 하지 않았다. 이달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지역 주민, 제주도와 소통없이 용역 내용을 전제로 사실상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재작성을 위한 작업들을 이미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투데이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항공기-조류 충돌, 조류 보호방안과 관련해서는 기존 조류 조사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맹꽁이, 두견이, 남방큰돌고래 등 법적보호종에게 미치는 영향 예측 및 보호방안이 미흡한 문제를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숨골과 관련해서는 타 지역 숨골과의 비교 및 보전가치 평가 및 결과를 검토하고, 지하수 영향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내용들은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재작성 하는데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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