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왼쪽)와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오른쪽)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이 진행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23일 오전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왼쪽)와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오른쪽)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이 진행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농지법 위반과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인해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상 ‘부적격’ 판단을 받았던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와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 임명이 이뤄졌다. 

23일 오전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임명장 수여식에 앞서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행정시장 인선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오영훈 지사는 “양 행정시장에 대한 최종 임명은 간단치 않은 사안이었고 숙고하고 고민하면서 결정하게 됐다”며 “강병삼·이종우 양 행정시장과 함께 도민의 염원을 하나하나 실현하기 위한 담대한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임명 강행 의사를 밝혔다. 

입장문 발표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두 행정시장을 임명하게 된 배경에 대해 오 지사는 “40대 내정자(강병삼)의 경우 제주지역사회가 세대 간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 동력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후보자가 걸어온 길에 대해 살펴보니 그 과정에서 개혁성과 전문성을 나름대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또 “60대 내정자(이종우)는 저와 깊은 교감을 나누진 않았지만 제가 쭉 정당활동을 하면서 지켜봐왔고 서귀포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발탁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이 23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오영훈 도지사를 상대로 강병삼 및 이종우 행정시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정의당 제주도당이 23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오영훈 도지사를 상대로 강병삼 및 이종우 행정시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인사청문회 무용론과 관련, 오 지사는 “도민사회가 (두 후보자의 논란에 대해)충분히 인지하게 됐고 향후 직무 수행 과정에서 그런 문제를 발판 삼아 도민과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인사검증 시스템이 법률로서 제한적이기 때문에 제도 보완에 대한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강병삼 후보자의 경우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발생할 이해충돌 여지와 관련, 오 지사는 “법적인 판단은 사법기관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이미 그와 관련해 후보자가 토지 처분 관련 계획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 조기에 처리돼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배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병삼 후보자는 지난 22일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제주시장 임용여부를 떠나 이 토지들(아라동, 광령리)은 조속히 처분계획을 세우고 이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정의당 제주도당과 제주참여환경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등은 성명서를 내고 두 행정시장에 대한 임명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오늘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도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기대와 성원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도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세심한 결정과 선택 하나하나가

얼마나 막중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오늘 양 행정시장에 대한 최종 임명도

간단치 않은 사안이었고, 

숙고하고 또 고민하면서

수 없이 번민한 끝에 결정하게 됐습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교훈 삼아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 채찍질로 삼겠습니다.

도민들의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는

발탁 인사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오늘부터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뜻을 잘 새기면서

강병삼·이종우 양 행정시장과 함께,

도민의 염원을 하나하나 실현하기 위한

담대한 도전을 시작하겠습니다.

40대의 패기와 60대의 연륜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균형을 만들며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빛나는 내일과

행복한 도민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서로 이어지는 위-아래 세대가

힘을 모아 대전환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제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화합의 장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민선 8기 제주도정은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어,

활력이 샘 솟는 제주를 만들기 위한

‘공동 번영’이라는

담대한 도전에 나서겠습니다.

분명한 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밝은 희망입니다.

도민 한 분 한 분의 뜻을 존중하며

차근차근 현안을 풀어나가고,

크고 작은 갈등을 줄여 나가면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온 힘을 쏟아,

‘다함께 미래로, 빛나는 제주’를

반드시 현실로 만들 것을 약속드립니다.

언제, 어디서나

더욱 낮은 자세와 진중한 마음으로

도민을 위해 일해 나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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