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 발표 이후 열린 2차 경청회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찬성측의 학생 인권 침해 발언이 논란이 됐고, 반대측 주민들은 이를 제재하지 않은 제주도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6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제주 제2공항 2차 도민경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귀포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정근효 학생은 발언권을 얻고 "학교에서 배운 토론은 이런 게 아니었다"면서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는 경청회 분위기에 울분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제2공항 건설은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야 할 청소년의 미래를 망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고창권 제주제2공항건설촉구범도민연대 위원장은 '전문시위꾼 동원론'을 내세우며 "학생까지 동원해 전문적으로 감성팔이를 하는 것 같다"면서 "명예훼손으로 신고하든지 하라"고 했다. 

이를 두고 현장에서는 "청소년의 인권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면서 즉각 사과를 요구, 제주도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사회를 맡은 송창윤 소통담당관은 "반대측이 발언권을 얻고 공식 사과를 요구하라"고 했고 이를 두고 현장에서는 "제주도가 싸움 붙이는 꼴"이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반대측 주민들은 "찬반을 떠나 청소년에게 혐오와 차별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고 이에 고창권 위원장이 다시 마이크를 받아들었다. 

이때 "여긴 청소년이 올 자리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공분을 더 키웠다. 

박찬식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학생은 도민 아니냐. 경청회는 누구나 올 수 있는 자리다. 학생 인권을 짓밟고 있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고창권 위원장이 끝내 사과하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뜨자, 찬성측 주민들도 대거 회장을 빠져나갔다. 

강원보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집행위원장과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제주도 관계자에게 "청소년 차별·혐오 발언을 두고 본 제주도가 공식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같은 요구에 제주도 관계자는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제주투데이에 답했다. 

일각에서는 추진 절차에 들어간 제2공항 건설을 두고 또다시 찬반 의견을 묻는 것은 제주도가 싸움을 붙이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면서 도민 의견 수렴은 주민투표를 통해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2차 경청회 역시 기본계획안 용역을 맡은 포스코건설 컨소시엄(POSCO E&C Consortium)이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용역진은 제2공항 추진 근거로 "현 공황 포화"를 강조하면서 기본계획안에 담긴 △항공수요예측 △시설규모 및 배치 계획 △환경관리 계획 △지역 상생 방안 △건설운영 및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 전했다. 

1차 경청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제주 2공항이 "순수 민간공항"임을 강조하는 국토부 주장을 설명자료에 추가했다. 1차 경청회 때 반대측이 제기한 '군공항 활용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