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2023여성공동체창업 인큐베이팅’은  ‘취업 취약계층’ 여성으로 구성된 공동체 예비창업자(팀)의 초기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온라인 미디어커머스, 발달장애인의 역량을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 숙박을 연계한 요가여행프로그램, 베이킹을 통한 제조 밀키트 제작, 버려지는 옷으로 소품을 만드는 업사이클 소잉 등 다양한 사업 아이템이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제주투데이는 사회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통해 제주 공동체의 변화를 가져올 여성들의 도전을 5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대한민국 요가의 성지로 불리는 제주. 10여년 전 예능 TV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뮤지션이 제주로 이주해 요가를 즐기는 삶이 전파를 타면서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결과기도 했다. 천혜 자연을 품은 제주는 갑갑한 도시 속 삶에서 벗어나 명상과 수련을 통해 휴식을 취하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요가를 즐기기 위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요가와 숙박을 패키지로 묶은 관광상품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요가 여행객들이 제주에 머무르는 동안만큼은 온전히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요가 강사들이 운영하는 숙소도 있다. 

(사진=도반 협동조합 제공)
(사진=도반 협동조합 제공)

제주에서 여성 요가 강사들로 구성된 ‘도반 협동조합’(이하 도반·대표 김선화)이 그런 경우다. 도반은 함께 도를 닦는 벗이란 뜻이다. 요가는 일반 운동과는 달리 ‘수련’이란 표현을 쓸 만큼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때문에 함께 하는 친구들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는 게 김선화 대표의 설명이다. 

조합원들은 한 요가원에서 만난 요가 강사들로 구성됐다. 수련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다가 ‘요가’와 ‘숙소’를 결합한 관광 아이템 아이디어가 나왔고 본격적으로 창업하자는 뜻이 모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개개인이 사업을 하기엔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었다.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안정적인 수익성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래서 수련을 함께하는 벗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도반 협동조합 제공)
(사진=도반 협동조합 제공)

‘일단 시작해보면 되지 않을까’라는 무모함(?)이 부딪혔던 현실의 벽은 예상했던 것보다 단단하고 두꺼웠다. ‘될 것 같은데’라는 기대가 ‘이러다 안 되겠다’라는 좌절로 바뀌는 순간들이 잦아졌다. 현실의 벽을 뚫지 못할 것만 같았던 아이디어는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의 ‘여성공동체 창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만나면서 비로소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지원사업에서 만난 강사분들의 컨설팅이 정말 도움이 됐어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질문을 해도 차근차근 저희 입장에서 이해하고 우리 상황에 맞는 대안들을 제시해주셨거든요. 저희가 가진 아이디어가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돌이었다고 한다면 강사님들이 그 안에 품고 있는 보석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해주신 거죠.”

창업을 처음으로 시도하려는 이들에게 그들의 입장에서 수고스럽게 컨설팅을 해줄 전문가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이라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원석’에서 가능성을 찾아내 이를 다듬는 방법을 알려준 셈이다. 

도반의 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내년엔 제주뿐만 아니라 해외 요가 리트릿 여행 상품을 진행하고 나아가 전국에 분점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요가 강사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도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지원사업을 통해 한발짝 더 가까워진 꿈들이다.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이 단순히 여성 창업을 돕는 역할을 넘어,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역할로 확장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꿈이기도 하다.

(사진=도반 협동조합 제공)
(사진=도반 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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