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2023여성공동체창업 인큐베이팅’은  ‘취업 취약계층’ 여성으로 구성된 공동체 예비창업자(팀)의 초기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온라인 미디어커머스, 발달장애인의 역량을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 숙박을 연계한 요가여행프로그램, 베이킹을 통한 제조 밀키트 제작, 버려지는 옷으로 소품을 만드는 업사이클 소잉 등 다양한 사업 아이템이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제주투데이는 사회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통해 제주 공동체의 변화를 가져올 여성들의 도전을 5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간편식이 일상화된 요즘 요리 초보자도 손쉽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밀키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일이 재료를 사지 않아도, 요리법을 알지 못해도 다양한 요리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가정에서나 하나쯤은 구비하고 있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기도 하다. 

밀키트, 우리가 직접 만들 순 없을까? 이 아이디어를 실현한 여성들이 있다. ‘에듀베이킹 협동조합’(이하 에듀베이킹·대표 박상희)은 한라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운영한 ‘건강 디저트 만들기’에서 만난 수강생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다. 에듀베이킹은 교육이라는 뜻의 ‘Education’과 굽다는 뜻의 'Baking'을 합친 말이다. 

에듀베이킹 키트로 제작한 빵과 크리스마스 쿠키.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에듀베이킹 키트로 제작한 빵과 크리스마스 쿠키.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에듀베이킹 키트로 제작한 빵과 크리스마스 쿠키.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에듀베이킹 키트로 제작한 빵과 크리스마스 쿠키.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이곳은 과자나 빵, 떡을 바로 만들 수 있도록 반조리나 가루 형태로 제작한 키트를 판매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키트를 활용해 어린이나 청소년, 어르신들도 요리하는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키트로 만들 수 있는 디저트는 다양하다. 고래 모양의 바람떡이 될 수도 있고 무지개색 과자가 될 수도 있고 멋진 나무 모양의 쿠키가 될 수도 있다. 에듀베이킹은 제주 문화를 접목시켰다. 키트를 활용해 제주 신화와 제주어, 제주 자연환경을 쿠키로 디자인하고 맛보는 재미까지 경험할 수 있다. 

디저트 만들기 수업 강사였던 박상희 대표는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의 ‘여성공동체창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이하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창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베이퀸즈'라는 베이킹 동아리 모임 회원이었던 조합원들의 원래 창업 아이템은 '밀키트'가 아니었다.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우리 베이킹 동아리 모임에 교육 관련 경력이 있던 분들이 있고 언어나 디자인 쪽 경력을 가진 분들이 있었어요. 경력이 다양하니까 어떻게 접목시켜서 창업을 하지? 하는 고민이 많았어요. 인큐베이팅 수업을 듣기 전엔 그저 '베이킹으로 가보자'는 생각에만 갇혀있었어요. 그런데 교육을 받다보니 '살짝 방향을 틀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밀키트를 만들어보자는 데까지 이어진 게 된 거예요." 

창업을 준비할 땐 장소와 장비를 구하기 위한 초기 자금만 조달할 수 있으면 모든 게 술술 풀릴 줄 알았다. 하지만 인큐베이팅 교육을 받다 보니 '동아리'가 아닌 '협동조합'으로 서기 위해선 안정적인 수익성이 필수 조건이라는 걸 알게 됐다. 다른 베이커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저트 판매 사업은 창업 아이템으로선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자신들의 다양한 경력과 '베이킹'을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다. 교육과 컨설팅을 받으며 '밀키트 제작'이라는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서 ‘움직이니까 뭐가 많이 생기는구나’라는 가능성을 가지게 해줬다”며 “경력이 끊겼다는 이유로, 경험이 많이 없다는 이유로 ‘길이 닫혔다’고 느끼며 두려워하시는 분들께도 인큐베이팅 사업과 같은 좋은 기회가 닿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빵 좀 굽는 여자들'의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현재 에듀베이킹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몇 가지 특화된 체험 및 교육용 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박 대표는 "베이킹을 꿈꾸는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키트와 빵을 만들고 싶지만 마땅한 장소나 재료를 사기 어려워 시도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누구나 손쉽게 빵이나 쿠키를 만들 수 있는 키트도 개발하고 싶다"고 전했다. 

베이퀸즈 동아리 모임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만나 에듀베이킹 협동조합이 됐다.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베이퀸즈 동아리 모임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만나 에듀베이킹 협동조합이 됐다.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베이퀸즈 동아리 모임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만나 에듀베이킹 협동조합이 됐다.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베이퀸즈 동아리 모임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만나 에듀베이킹 협동조합이 됐다. (사진=에듀베이킹 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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