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볍씨학교)
(사진=볍씨학교)

내가 처음 제주학사에 오고 인생에서 할 인사는 거의 다 하던 때가 있었다. 바로 처음으로 한라산을 등반할 때였다. 한라산을 처음으로 올라갔기에 정상에 올라가면 어떤 경치가 펼쳐져 있을지, 또 얼마나 힘들지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가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상에 도착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는데 가면서 뜻밖의 것을 얻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힘내세요’와 같은 인사가 다른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올라가며 마주치는 분들마다 “안녕하세요!” 하며 올라가고 그분들은 “힘내세요! 거의 다 올라왔어요!” 같은 인사로 응원으로 맞받아 주시며 우리에게 힘을 주시기도 했다. 같이 올라가는 분들에겐 “파이팅 합시다!” 하며 같이 힘을 나누기도 했다. 

같은 목적을 갖고 가는 사람에겐 이와 같은 것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때 깨달았다. 그리고 인사를 할 때에 밝게, 힘차게 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인사를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사진=볍씨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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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들 때 힘듦을 그대로 따라가 머릿속에 ‘힘들다’라는 생각만 하게 되면 표정과 몸짓에 그 마음이 그대로 나오게 된다. 만약 그 상태에서 인사를 했더라면 상대방은 억지로 인사를 한다고 생각하고 힘을 주기는커녕 힘을 빼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힘듦을 맞이해도 그걸 즐기고 오히려 이 힘듦을 겪고 이겨내면서 내가 무언가를 얻게 될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힘들 줄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들고 땀이 나도 웃으며 사람을 맞이하고 파이팅도 외치면 덩달아 자신도 힘이나 더욱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리고 정상에서 다시 내려갈 때는 올라오시는 분들에게 거의 다 왔다는 말을 해드리고 파이팅을 외쳤는데 사람들이 ‘감사합니다‘하고 이야기해 주시면 왠지 모르게 뿌듯함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렇게 뜻밖의 곳에서 중요한 것들을 얻게 되니 ’인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인사를 하고 감사를 전하는 인사를 하기도 하는 등등 수많은 상황에서 인사를 하지만 너무 무의식 속에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진=볍씨학교)

아니, 어쩌면 인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부모님이 일어나시면 “안녕히 주무셨어요?”와 같은 아주 기본적인 인사가 가족관계에서부터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또, 내가 육지에 있었을 때도 엘리베이터에서 아니면 버스 기사님께 인사를 하자는 광고를 많이 봐왔었는데 정작 진짜로 인사를 한 적은 한두 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제주학사에 오고 한라산에서 그렇게 중요한 것을 얻게 되니 마을에 모르시는 어르신분들에게도 인사를 하고 다니고 반갑게 한 사람을 맞이한다는 마음으로 밝게 인사한다. 지금 생각하면 ’안녕하세요‘라는 그 짧디짧은 다섯 글자가 왜 안 나왔었는지 과거의 내가 후회되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들께 인사의 중요성을 알려드려서, 오늘 한 번 엘리베이터에서나 마주치는 분들에게 밝게 인사해 보는 게 어떤지 제안하는 것이다. 오늘 바로 해보는 게 어떨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한지형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 선흘에 있는 제주 볍씨학교에 다니고 있는 16살 한지형입니다. 제가 이번에 이야기할 것은 우리에게 매 순간 이뤄지고 있는 ‘인사’에 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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