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합시다!"
공유는, 모두가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제주를 만들기 위한 키워드이다. 이에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제주지역 사회적경제의 가치 확산을 위한 '2023 공유제주 기자단'을 모집했다. '공유제주 기자단'은 공유경제의 가치를 밝히고 제주 지역의 실천 사례를 둘러보며 공유의 가치 확산을 위해 제주가 나아갈 방향까지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공유란 잘생긴거죠(웃음). 다시 말하자면 공유는 서로가 가진 유무형 자원을 매너있고 정중하게 나눠 함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로컬과 여행자를 이어주는 중개소가 있다. 제주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로컬공간, 로컬피플, 로컬브랜드를 공유함으로써 로컬의 매력과 가치를 알린다. 제주의 다양한 테마의 클래스와 모임을 제안하는 플랫폼 ‘로컬취향’이다.
지난달 28일 로컬여행에 파고든 ‘로컬취향’ 우다정 대표를 만나 공유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 대표는 태국 방콕에서 3년 간 거주했다. 도심보다는 조금 떨어진 지역에서 거주했다. 태국에 놀러온 친구들이 “다음 방콕 여행부터는 너희 집에서만 머무르면서 지내야겠다"고 말했다. 우 대표가 로컬에 대한 가치를 느끼게 된 지점이다. 그는 SNS 등을 통해 방콕에 오는 여행자들에게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하고, 로컬 여행지를 소개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실현하진 못했다.
그 후 제주에 머무르게 됐다. 제주여행을 하는 관광객들이 올레길 좀 걷고, 오름 하나 보고, 흑돼지를 먹고 나면 제주를 다 느꼈다고 생각해서 떠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여행이 단순한 관광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취향을 찾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 그렇게 ‘로컬취향’이 탄생했다.
“제주에는 자기다움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또 자신의 색깔을 담은 매력적인 로컬브랜드가 정말 많아요. 여행자 입장에서 제주의 로컬 가치를 알게 된다면 분명 다시 제주를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로컬과 여행자가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자 해서 이 플랫폼을 시작하게 됐죠.”
로컬취향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로컬과 여행자를 이어주고 있을까? 현재 사이트에 소개된 다양한 공간, 사람들, 모임 등은 우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발굴했다.
'어떻게 제주에 와서 이걸 하게 됐지?', '이런 취향을 가지게 된 계기는 뭘까?' 궁금했다. 무턱대고 공간 주인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인터뷰 하고 상품을 기획하고 제안하며 지난해 10월 사이트 오픈 이후 약 30개의 상품을 만들었다.
“로컬과 사람 사이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관심과 취향이 공유가 되면서 보다 더 큰 가치를 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그마한 공유가 모여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문화적으로 분명히 발전이 될거예요.”
로컬취향의 다양한 상품 중 경험에 대한 공유모임은 꾸준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농어촌민박 준비부터 운영까지의 공유 모임, 카페 운영 경험 공유 모임 등이 대표적인 예다.
누구나 한번쯤은 제주에서 카페, 책방 등을 운영하는 막연한 꿈을 가진다. 하지만 어떻게 시작을 해야되고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곳이 없다. 로컬취향은 이러한 사람들에게 '경험공유' 모임을 제공한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갈증을 해소해준다.
이 뿐만 아니다. 힐링체험도 여행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로컬취향의 호스트 중 친환경 밀랍초를 만드는 작가가 있다. 그들이 손수 고쳐서 만든 돌창고에서 ‘초멍’ 하는 힐링 모임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최근 MBC 방송 프로그램에 노출되기도 했다. 방영 이후 로컬취향 사이트로 해당 상품을 예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었고 문의전화나 DM도 많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단순히 방송에 나와서 매력적으로 비춰진 게 아니었다. 원래 매력적인 것인데 사람들이 이를 만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 대표는 이를 통해 로컬여행의 앞으로 갈 길, 그리고 로컬에서 사람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확인했다. 동시에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해서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시작됐다. 제주가 이미 가진 것들을 보여주고 연결시켜주는 것이 로컬취향의 역할이다.
또한 매력적인 공간이지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공간의 가치를 발견해주고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 5월부터 동네책방에서 소규모 북클럽을 직접 운영, 호스트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동네 작은 책방 공간이 저녁에는 운영하지 않아 유휴로 남아 있는 것이 아깝다고 느낀 게 시발점이다.
“동네에 책방이 하나가 있는데 5시에 끝나요. 근데 그 공간이 되게 좋거든요. 근데 밤중엔 길에 사람이 없어요. 그걸 보면서 공간이 없으니까 집에서 나오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했죠. 각자 집에서 뭘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이 이런 매력적인 공간에서 북클럽을 하면 가볍게 와서 책도 읽고 얘기도 나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사장님에게 제안했죠. 감사하게도 본인들이 하기는 힘들지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써도 좋다고 흔쾌히 허락하셨어요.”
로컬취향은 사람들 간 교류, 경험과 재능, 잉여자원 등을 공유하면서 공유경제의 가치를 실현시키고 있다. 우 대표는 앞으로 로컬 먹거리나 농작물 체험, 명상 체험 등을 통해 제주 로컬의 가치를 지금보다 더 많이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바쁘고 힘든 도시의 삶에서 벗어나 로컬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 대표는 먼저 그 길을 가고 있는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답게’ 살아가는 로컬 사람들과 만나는 장을 더 많이 만들고, 다양한 취향을 기반으로 서로가 연결될 수 있도록 중개소의 역할을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다.
“서로가 필요하고 원하는 것을 정중하고도 따뜻하게 나누고 만나는 모습이 로컬취향이 이루고 싶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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