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역사 한내 제주위원회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재일제주인 최대 밀집 지역 오사카시 이쿠노구(生野區)를 다녀왔다. 답사를 통해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재일동포(자이니치 코리안), 특히 재일제주인의 삶을 살펴보고자 했다. 아울러 일본 내에서의 제주4·3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운동 현황과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를 4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제주 4·3. 그 역사의 또 다른 ‘현장’이 일본 오사카였음을 아는 한국인들은 얼마나 될까? 제주와 오사카의 인연은 오래되고 깊다. 오사카
우리 집은 10년이 넘게 부부가 모두 일을 하며 살아가는 맞벌이 생활을 하고 있다. 하루 내내 바쁘게 활동하다 집으로 돌아가 저녁 준비하고 아이들이랑 먹고 나면 세상 모든 일이 귀찮게 느껴지기만 한다. 빨래는 수북이 쌓여가고 빈 그릇으로 싱크대가 넘쳐나기 일쑤다.거기다 하루가 다르게 훌쩍 커가는 아이들까지 돌보려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우리 집만 그런 건 아닐테고 많은 부부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리라. 특히 제주는 10가구 중 6가구가 맞벌이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지난 달 지인들과 대화하다가 아는 사람이 종종 가사도우
조천과 함덕 사이에 자리한 신흥리에는 ‘도둑개’라는 석방렴이 있습니다.(석방렴은 갯가에 돌을 쌓아 물고기를 가두어 잡는 어로시설입니다.) 원래 이름은 ‘마농개’였는데 ‘도둑개’라는 별칭이 생긴 사연이 재미있습니다. 오래전, ‘마농개’에 멸치 떼가 가득 몰려들었습니다. 이른 아침, 멸치걸이의 기대를 품고 ‘마농개’로 나갔던 신흥리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마농개’에 가득 차 있어야 할 멸치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간밤에 누군가 와서 멸치를 싹쓸이하고 만 것입니다. 그 후부터 ‘마농개’가 ‘도둑개’라 불리게 된 것입
들굽낭이라하면 두릅나무과 잎지는 작은교목 두릅나무를 이르는 제주말이다. 4월에 고사리를 꺾으러 야산을 돌아다니다 보면 초원과 숲의 경계지점에 가시덤불 얽어진 사이로 간간이 볼수있는 나무다.어랑 어랑 하다는 말은 여리디 여리다는 제주말이다. 날카로운 가시가 나무줄기와 잎자루에 돋아 맨손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나무가 들굽낭이지만 그 어랑진 새순을 끓는 물에 데쳤을 때 가시채 부드럽게 넘어가는 향기로운 맛은 거칠다고 표현할 수 없는 언랑진 맛 그 자체라 할 수가 있다.산신령을 어머니 아버지로 두지 않고는 맛보기도 점점 어려워져 가는 귀한
2013년 진주의료원 폐쇄, 2015년 메르스 사태 등을 겪으면서 공공의료 필요성과 확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특히, 공공의료 기반 확충은 COVID-19 대확산을 계기로 그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의료민영화의 첫걸음이 될 영리병원 불씨가 제주도를 넘어 강원도까지 번지는 상황. 이에 제주투데이와 의료연대본부 제주지부는 지역 차원에서 의료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 방향성과 대안을 10차례에 걸쳐 모색한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보니 현관 앞에 채소가 한가득 담긴 박스가 있었습니다. 지난 코로나 펜데
공기가 습하다. 비는 오지 않았는데 비가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자리에 일어나서 책장을 서성인다. 다분히 의도를 담아 그림책 한 권을 꺼낸다. 책의 앞장을 펼쳐 QR코드를 찍는다. 14개의 피아노곡 목록이 펼쳐진다. 한 곡씩 차례로 듣다 맨 마지막 전곡 재생을 몇 차례 다시 듣는다. 음악을 들으면서 책장을 한 장씩 넘긴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 본 구도엔 활짝 펼쳐진 노란색 우산이 보인다. 다음 장에는 파란색 우산이 등장하고 그렇게 둘은 어딘가로 향한다. 다음 페이지. 이번엔 초록 우산과 빨간 우산이 추가로 등장한다. 빨간 우산과 노
지난 4월 11일 정부가 내놓은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600㎿나 되는 신규 가스발전이 제주도에 신설되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긴급하게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토론회 제목은 ‘탄소중립 시대, 제주 가스발전이 나아갈 길’이었다. 제주도에 새롭게 화석연료 기반의 가스발전시설을 갖춰지면 그 자체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토론회였다.토론회에는 정부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제주 전력거래소와 한전이 참여했다. 급격한 기후위기 시대에 IPCC가 6차 종합보고서를 통해 급진적인 변화 없이 인류의 미래도 없다는 것을 확인시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일련의 현상들은 15년 전 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 시민단체 활동가였던 필자는 지역 언론매체에 이에 대한 반대 기고를 쓴 적이 있는데, 기사에 딸린 한 줄 댓글에 큰 상처를 입은 기억이 있다.‘빨갱이’라는 세 글자.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고 사람과 자연이 어울려 사는 사회가 중요하다고 한 이유로 빨갱이가 되고 말았다. 빨갱이의 정의가 그러하다면 필자는 빨갱이가 맞다. 어릴 적부터 평생 달고 있는 ‘안면홍조’ 증상으로 ‘얼굴 빨갱이’라는 별명은 있었지만, 이는 아주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무엇
※리뷰에 앞서 3월의 “도시+락(Rock, 樂)”을 휴재한 데 대해 사과를 드립니다. 예기치 못한 건강 이상이 있었던 까닭입니다.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제주의 3월과 4월, 산과 들은 벚꽃과 유채꽃으로 점령해 버린 바야흐로 계절의 여왕 봄이 왕좌를 튼 형세이다. 길고도 잔인했던 COVID-19 팬데믹의 시간이 어느덧 엔데믹의 시간으로 향하는 것에 대한 봄으로의 계절 바뀜은 아주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까 싶다.그러나 미디어를 통해 연일 호외 되는 뉴스들을 보면 봄 계절의 느낌과 거리감이 있다. 쏟아져 나오는 뉴스들의 타이틀,
노동자역사 한내 제주위원회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재일제주인 최대 밀집 지역 오사카시 이쿠노구(生野區)를 다녀왔다. 답사를 통해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재일동포(자이니치 코리안), 특히 재일제주인의 삶을 살펴보고자 했다. 아울러 일본 내에서의 제주4·3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운동 현황과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를 4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이게 무슨 소리야. 이건 무슨 냄새야. 저기 무슨 일있나. 궁금해 미치겠네. 아무런 계획없이 모험처럼 떠난 여행길…”-레이지본, '알바트로스의 노래' 중 #츠루하시 국제
1267년 1월 26일. 원나라 대도(베이징)는 정초라 세계 각국에서 오는 수많은 사절단들로 붐볐다. 그 가운데 탐라국 사람 양호가 있었다. 양호는 원나라 세조를 만났다.원나라 세조는 역사상 가장 넓은 지역을 정복한 나라 쿠빌라이 칸이다. 이날의 일을 원나라 역사인 는 이렇게 적고 있다.백제가 그 신하 양호를 보내서 입조하니, 수놓은 비단을 차등 있게 하사했다.양호는 탐라국을 떠난 후 먼저 강화도에 들어가서 왕을 알현했다. 그리고 다시 50일간의 여행 끝에 대도에 도착한 것이다. 이 일에 대해 고려사는 이렇게 썼다.1266년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된 지 1년이 지났다.뉴스조차 보기 싫었던 지겨운 시간들이었다.그 시간들 속에 뉴스는 여러 국가적 재난과 위기상황의 대처에 미숙하고 국민의 뜻과는 정반대로 가는 그의 행태를 전했다.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졌다. 친일 굴욕 외교에 철저한 친미 사대주의는 말할 것도 없고 하는 짓마다 야만과 퇴행의 연속이다. 난데 없는 공안 몰이와 노동자 탄압은 날로 더해 가고 있다.이렇게 가다간 임기의 반도 채우기 전에 나라가 망하고 민생이 거덜나게 생겼다.가만히 앉아서 지켜만 볼 것인가. 요즘 뉴스를 보는 대신 다시 스테판 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