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들, 그 중 먼지에 쌓여 존재감이 희미해진 이야기들을 다시금 햇살 아래로 끌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꼬닥꼬닥_마을신화]연재를 시작한다. 구술 채록된 제주 마을의 신화 가운데 서사를 갖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동료 연구자들과 토론도 하고 답사도 진행했다. 마을에 전해오는 신화를 공유하고 보전하는 것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자연의 신성성을 되찾는 작업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옥황상제 셋째 딸 별공주아기씨가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면서 아랫사람을 제대로 챙길 줄 몰랐다. 많은 궁녀들의 시중을 받으면서도 물밥을
씨앗을 받아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참 여러 가지로 번거로운 일이다. 우선 당근씨앗을 받으려면 2월이나 3월 당근수확을 할 때 한켠에 씨앗 받을 당근을 충분히 남겨둬야 한다. 밭을 갈아 정리할 때 트렉터를 운전하는 이들은 모조리 갈아엎기를 선호한다. 밭 가장자리라 하더라도 “요만큼은 남겨서 갈아주세요”라고 요구하면 화를 버럭 내지는 않았다하더라도 분명 표정은 좋지 않다. 언제적 구시대적인 농사를 하느냐고 핀잔도 들어야한다. 자신이 그리 농사 짓지 않는다고 나의 농사법은 순식간에 구시대적인 농법이 되고 특이한 농사법이 되고 손가락질을
A-Side(에이사이드), 웹웨이브, 빅대디까지. 20일 공연의 참가밴드들의 라인업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앞서 레드제플린에서 빅대디의 공연무대를 보고 내 심장을 그들에게 저당 잡혀 버렸기에 팬심으로 단연코 봐야 할 무대였다. A-Side와 웹웨이브는 처음 접하는 설렘의 무대이기도 했다.에이사이드가 가장 먼저 무대를 열었다. 음반의 앞면을 뜻하는 ‘A-Side’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4인조 밴드다. 음악을 통해 우리의 삶을 밝은 면으로 바꾸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고.흔히 좁은 인맥의 제주라고 말하곤 하는데 처음 만나는 A-S
[키워드뉴스]는 제주MBC 에서 제주투데이 기자들이 키워드로 정리한 한 주의 주요 뉴스를 전하는 코너로,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5분부터 7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보이는 라디오’로 제작한 '키워드 뉴스' 영상을 제주투데이에 함께 싣는다.
해방이 되자 오키나와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맥아더가 당신은 어느 쪽으로 갈 것이냐고 물었을 때 제주사람들은 “우린 제주도다” 대답했다. 남도 북도 아닌 제주도라고. 4·3도 오랫동안 남과 북 모두에게 외면당하며 긴 세월 강요된 침묵 속에 있었다.40여 년 전 중편소설 으로 그 침묵을 깬 현기영 소설가는 장편 (1-3권, 창비 펴냄)를 83세에 우리 앞에 내놓았다. 이 책은 당시 16세 소년으로 4·3을 겪은 안창세 할아버지가 열흘간 손녀부부에게 들려주는 액자소설로, 소설 내용은 7부로 구성되어
8월 20일 일요일, 오후 4시. 의외의 공연장에서 펼쳐진 작지만 뜨거운 인디밴드들의 라이브 무대를 목격했다. 칼럼을 연재하며 나름 도심과 외곽지의 공연장과 무대를 찾아 다녔는데 이번에 만난 무대는 ‘공존 예술창작스튜디오’라는 생소한 장소이다.예전 직장인 밴드 활동 시절 몇몇 지인들에게서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의 전언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근처에 꽤 양질의 음향시설과 장비를 갖춘 합주연습실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사실, 밴드동호회가 존재하며 비정기적으로 동호회끼리 공연도 펼쳐진다고 했다.슬기로운 밴드생활에
제주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들, 그 중 먼지에 쌓여 존재감이 희미해진 이야기들을 다시금 햇살 아래로 끌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꼬닥꼬닥_마을신화]연재를 시작한다. 구술 채록된 제주 마을의 신화 가운데 서사를 갖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동료 연구자들과 토론도 하고 답사도 진행했다. 마을에 전해오는 신화를 공유하고 보전하는 것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자연의 신성성을 되찾는 작업이 될 것이라 믿는다. 중문이 하로산또가 진궁부인과 부부 연을 맺은 후 딸아이가 태어났다. 딸아이는 천하일색으로 얼굴이 고왔지만 행실이 궂어서 부모 속을 썩
문주란은 수선화과의 다년생풀이다. 제주에서는 예반초·개반초·인반초라고도 한다. 뜨거운 여름햇살 아래 하얀꽃을 피우는 문주란은 문씨 성에 '주란'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식물이다. 예전 7080년대 노래하던 유명 가수와도 같은 이름을 가진 제주 야생초다.둥근 원기둥 줄기는 대파줄기 처럼 비늘 줄기로 돼 있다. 다년생 비늘줄기는 오래될수록 어른 팔목굵기정도로 굵어진다. 뿌리는 알뿌리로 되어있고 알뿌리밑으로 양분을 빨아올리는 수염뿌리가 뻗어있다.길고 넓은 이파리는 두껍고 반들거리며 아래로 휘어진다. 줄기의 키높이는 30~50cm인데 비해
요즘 제주도의 주요 사안 중 하나는 ‘행정체제 개편’이다. 행정체제 개편 관련 연구 용역에 따르면, 특별자치도 이전과 같은 기초자치단체의 부활로 가닥을 잡아가는 듯하다. 현 제주도지사의 공약과 인터뷰를 보면, 제주도 행정체제 개편을 통한 기초자치단체의 도입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살리고 정치인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는 도지사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한 예로, 도지사는 한 청년 도의원의 비리를 두고 그 원인이 정치인 성장 시스템의 부재에 있으며 곧 기초자치단체의 부재 때문이라고 얼마 전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정치인의
제주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들, 그 중 먼지에 쌓여 존재감이 희미해진 이야기들을 다시금 햇살 아래로 끌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꼬닥꼬닥_마을신화]연재를 시작한다. 구술 채록된 제주 마을의 신화 가운데 서사를 갖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동료 연구자들과 토론도 하고 답사도 진행했다. 마을에 전해오는 신화를 공유하고 보전하는 것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자연의 신성성을 되찾는 작업이 될 것이라 믿는다. 제석천황 승려관음 승려선생 여래화주님은 나주영산 금성산에서 솟아났다. 굴송낙(고깔) 둘러쓰고 장삼자락 휘두르며 한라영산에 유람을 왔다
프롤로그새로 시작하는 잡지의 막내기자를 구하느라 아내를 처음 만났다. 아내를 소개해준 또 다른 후배까지 대동하고 광화문의 김치찌개 식당으로 향했다. 그게 나의 면접이었다. 그때의 아내는 이제 사회에 막 나온 X세대였고, 집단 속에서의 조직이나 위계 따위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부류였다. 요즘으로 치면 MZ세대 사회 초년생이랄까. 샛노랗게 물들인 머리, 바닥을 쓸고 다니느라 밑단이 다 헤진 통 넓은 청바지, 그리고 오버핏 야상 차림. 그나마 짙은 화장이나 타투 같은 게 없어서 덜 무서워 보였다.사는 곳은 경기도고, 노는 곳은 주로 강남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음식이 몸에 미치는 영향과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수험생들의 체력증진과 두뇌활동을 돕는 음식, 임신 기간에 따라 임산부와 태아에 좋은 음식, 각종 암환자를 위한 음식 등등, 먹거리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특별한 효과를 기대하는 관습이 많다.삼복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개장국, 삼계탕, 소고기국 등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단백질 보충원이 부족하던 시절의 복날은, 함께 특별한 음식을 먹으며 으쌰으쌰 서로를 다독이며 뙤약볕 속 노동에 지친 동료와 가족들을 격
지난 10일, 제주도 전체가 예민하고 조심한 날이었다. 제6호 태풍 카눈의 이동 경로에 제주의 동쪽 지역이 직접적인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예보되는 태풍의 경로를 예의주시했다.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피해에 대해 염려와 걱정의 마음이 가득했던 이날. 다행히도 태풍은 제주 바다에 거친 으르렁거림을 살짝만 보여주고 사라졌다.이날 태풍으로 인한 염려와 걱정이 극한에 달했을 사람이 평대에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뮤지션 태히언님이다.그는 올해 첫 여름 7월 6일부터 8월 17일까지 그 주의 목요일 오후 6시에 평대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볍씨학교에 2년째 다니고 있는 18살 박은유입니다. 이번 7월에 방학을 보내며 읽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은 우리 인간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지, 그 결정적 요인이 친화력이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이제는 우리에게서 떨어질 수 없게 된 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의 특출난 능력들을 얼마나 무의미하게 만드는지 고민하며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이 이 글을 읽고 미디어가 본질적으로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브라이
제주에서도 발생한 ‘묻지 마 범죄’망조가 들었다. 위기 때마다 정부는 하는 일이 없다. 남 탓과 하위 공무원에 대한 책임 추궁뿐. 그러니 ‘각자도생’이 시대의 규범이 되어버렸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나 세계잼버리대회 사태만이 아니다. 칼부림도 난무한다. 서울 신림동 살인사건,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같은, 소위 ‘묻지 마 범죄’도 횡행한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저지르는 범죄다. 그러니 예측도 어렵고, 누구나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제주도도 예외는 아니다. 일면식도 없던 사람의 얼굴을 돌멩이로 가격하고 도주하다 체포된 20대
우리 사회는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그것을 규정하고, 기준을 만들어 질서를 구축하려 한다. 질서에 맞지 않을 경우 '비상식적'이라는 말로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규정과 기준, 그리고 질서는 주로 2030 청년들이 아닌 기성세대의 역할이다. 이 또한 우리 사회가 규정한 질서였다. 그렇기에 2030세대는 우리 스스로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규정되는 것에 거부반응을 나타낸다.비례도의원 후보자, 제주녹색당 운영위원, 평화인권연구소 청소년연구가. 20대 초반의 건웅님은 평범하지 않은 20대의 삶을 사는 중이다. 그를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
지난 8월 5일 토요일 저녁 7시 서귀포 칠십리야외공연장에서 스카밴드 사우스카니발의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가 있었다.사우스카니발이라는 이름은 이젠 제주도민들에게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서귀포의 대형 야외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감행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도민에게 있어 존재감의 의미와 설명을 다한 것이 아니겠나?사우스 카니발은 15년이라는 짧지 않은 연속의 시간을 활동하며 제법 무게감 있고 굵직한 행보를 보여왔다. 일찌감치 제주 인디 씬에서 '스카(ska)'라는 색이 분명한 음악 장르와 제주방
지난 7월 24일 미국 해군 소속의 핵추진 잠수함 아나폴리스(SSN-760)가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제주해군기지에 정박하는 동안 아나폴리스함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및 구축함들과 함께 제주 남방해역에서 연합 대잠전 훈련을 실시했다고 알려졌다. 보다 앞선 7월 18일에는 미국의 전략핵 잠수함 켄터키(SSBN-737)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바 있다. 핵미사일을 장착한 미국의 핵잠수함이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1981년 이후 42년 만의 일이다.이 같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의 일련의 공개적인 한반도 전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만 그런 게 아니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끓고 있는’ 중이다. 유럽의 경우 지난 7월 온도가 기온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하였다. 아르헨티나·칠레·페루 등 남미 국가는 한겨울임에도 기온이 30도 넘게 치솟는 무더위가 덮치고 있다.바닷물 온도도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치를 계속 갱신 중이다. 바닷물 온도의 상승으로 바닷물 흐름이 멈춰서서 2025년쯤이면 기후재앙이 닥칠 것이란 경고도 들려온다. 남극의 바다얼음(해빙) 면적도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최소치를 기록하였고
제주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들, 그 중 먼지에 쌓여 존재감이 희미해진 이야기들을 다시금 햇살 아래로 끌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꼬닥꼬닥_마을신화]연재를 시작한다. 구술 채록된 제주 마을의 신화 가운데 서사를 갖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동료 연구자들과 토론도 하고 답사도 진행했다. 마을에 전해오는 신화를 공유하고 보전하는 것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자연의 신성성을 되찾는 작업이 될 것이라 믿는다. 어느 날부터인가 북촌 마을에 변고가 생기기 시작했다. 밤에는 신불이 타오르고, 낮에는 연불이 피어올라 사방에 연기가 자욱했다. 난데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