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심 제주시장은 2023년 3월 10일 오전 9시 30분 긴급 브리핑을 갖고 오름불놓기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소희 기자)
강병심 제주시장은 2023년 3월 10일 오전 9시 30분 긴급 브리핑을 갖고 오름불놓기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소희 기자)

잇따른 산불 위기 경보에 제주들불축제 백미로 꼽히는 '오름불놓기' 행사가 취소된다. 생태계 파괴 등의 이유로 이를 반대해온 제주지역 시민단체 측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10일 오전 9시 30분 긴급 브리핑을 갖고 2023년 제주들불축제  하이라이트로  진행 예정인 오름불놓기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8일 행정안전부, 농림식품부, 산림청장, 경찰청장 소방청장이 공동으로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 발표에 따라 9일 저녁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지난 1월부터 지난 5일까지 산불 발생 건수는 194건. 평년 127건보다 1.5배 많은 수치다. 3월 들어 10건 이상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부터 4월 30일까지 '산불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 제주시가 들불축제 행사를 그대로 진행하기 부담스런 상황이다. 

제주시는 2023년 들불축제에 마련한 불 관련 행사를 모두 취소, 10일 예정한 들불 희망 불씨 모심 퍼포먼스, 광장 소원달집 태우기, 11일 예정한 제주화산쇼(불꽃놀이), 달집점화, 오름 불놓기 등을 취소한다. 

다만 개막공식행사, 희망기원제, 마상마예공연, 듬돌들기, 제주화합 전도풍물대행진 등 불과 관련이 없는 행사는 그대로 진행한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이날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제주들불축제를 반대하는 움직임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강 시장은 "제주들불축제 반대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탄소배출 등의 문제 의식에는 동의하지만 행정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기 힘들 정도로 제주들불축제는 시민들 문화로 자리잡았다. 행사 진행에 대한 열망도 크다. 폭넓게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해야 할 일이다. 축제 후 평가위원회 자리에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했다.

들불축제 행사 반대측에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오름불놓기 행사 취소에 관해 환영한다면서도 산불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취소된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김정도 국장은 시대적 과제는 기후위기 관점에서 제주들불축제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제주시가 시민들 뒤에 숨는 것이 아니라 대승적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4일 행사장 일대에서 '제주들불축제 취소'를  촉구한 제주기후평화행진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관련기사:[기후행진]제주들불축제를 반대하는 10가지 이유)

제주기후평화행진 관계자는 "다시는 이런 야만적인 행위가 축제로 둔갑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생명을 학살하며 즐거워하는 모든 축제의 폐지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축제가 열리는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는 649년 전 고려군과 싸우던 탐라민 절반이 죽은 땅"이라면서 "축제를 해서는 안 될 곳"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들불축제 취소를 위해 온라인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으며, 또 국가신문고를 통해 제주시에 대한 민원도 제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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