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가 주는 진하고 고급스러운 향 여유와 편안함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졌던 숲 속 쉼터 그늘을 만들어주고, 숲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깨끗한 공기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서 있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뚝 떨어진 기온에 움츠려든 어깨 나무 사이로 간간이 들어오는 햇살이 반갑기만 하다.걷다 지치면 잠시 쉬어가라 나무 탁자와 의자를 마련해 준 친절한 길벗님 걷는 내내 묘한 느낌, 뭔가 지나간 듯 바닥이 제멋대로다.파여있는 흙과 연둣빛 새순이 막 돋았지만 잘려나간 '박새'의 잎 오프로드 차량들이 지나간 길마다 파여있는 모습 방송으로 보았던
재즈 뮤지션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리얼북(RealBook)이라는 책이 있다. 여기엔 여러 400여개의 스탠다드곡들이 수록돼 있다 'Jazz Standard'란 뮤지션들이 자주 연주하는 곡들을 뜻한다. 스탠다드 곡은주로 3-40년대의 브로드 웨이 뮤지컬과 영화음악이었고 후에 듀크 에링턴이나 몽크 등 재즈 작곡가의 곡들이 추가된다.재즈 곡들은 일반 팝에 비해 다소 복잡한 코드진행과 키를 넘나드는 전조, 독특한 화성 등으로 인해 (즉흥)연주를 하기에 적잖은 노력이 필요하다.재즈는 스탠다드 곡을 익히며 시작되고 잼세션을 할 때에도 대부분은
걸어서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길 '제주올레' 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다 보면 놓치는 것들, 쉬엄쉬엄 걷고 싶은 만큼 걷다 보면 진짜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겨울비 내리는 포구의 아침은 어둡지만 하늘도, 바다도, 땅 위 숨을 고르는 하나하나가 생기가 넘쳐난다.바당올레와 마을올레가 반복되는 제주올레 5코스(남원~쇠소깍 올레, 14.4km)는 작고 아담한 기다림의 길목 '남원포구'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산책로로 꼽히는 '큰엉해안경승지'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건축학개론' 속 서연의
반복 주입과 교묘한 편집식당이든 술집이든 TV가 켜있는 곳은 피한다. 피곤해서 그렇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루 종일 떠든다. 공해도 이런 공해가 다시 없다. 그런데도 업소에선 원하는 손님이 있다며 그 소음을 방치한다. 그러니 내가 알아서 피할 수밖에. 소음 정도가 아니다. 부지불식간에 서서히 온몸으로 퍼져가는 독이다. 생각 없이 TV 뉴스를 보고 있자면 가짜뉴스도 마치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반복 주입이라서 그렇다. 교묘한 편집이라서 그렇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암살 미수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다. 어처구니없는 보도가 반복되
부쩍 싸늘해진 아침 공기 이미 겨울로 가는 길목으로 접어들었다.가을 단풍으로 소문난 천아숲길, 차 한 대는 천아숲길 주차장에 두고 보림농장 삼거리를 시작으로 역방향으로 걷기로 했다.만추로 가는 천아숲길의 마지막 남아있는 단풍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천아숲길은 천아수원지에서 보림농장 삼거리까지 8.7km의 구간으로 한대오름, 노로오름, 천아오름 등이 분포하고 있다.한라산중턱 해발 1000 고지 일대에 검뱅듸, 오작지왓이라고 불리는 '숨은물뱅듸'가 있고, 무수천 계곡으로 흘러가는 수자원의 보고인 광령천이 내려오는 곳에 천아수원지가
생애 처음으로 청주를 방문했다. 이유는 청주에 사는 후배인 필현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현은 청주의 유명 인디 밴드인 ‘매니악 킹즈’의 리더이며 내 첫 자작곡인 ‘Promise’의 랩파트 피처링을 기꺼이 도와준 고마운 동생이다.필현의 요청은 매니악 킹즈의 첫 EP 앨범에 들어갈 사진 촬영과 약간의 영상 촬영에 대한 부탁이었다. 참고로 'EP'란 익스텐디드 플레이(Extended Play)의 약어로, 싱글 음반과 정규 음반의 중간에 위치하는 음반을 말한다. 그의 부탁에 당장 비행기 표를 끊고 청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제주 한라산 첫 단풍은 10월 22일, 단풍 절정은 한라산 정상 기준 80%가량 물들었을 때를 말하는데 올해 절정시기는 10월 29일( 2023년 단풍지도)로 지난해보다 2일 늦다.관음사 등반로에서 만날 수 있는 왕관릉의 단풍 원하는 날짜는 예약이 벌써 끝나버려 급하게 등산 일정을 앞당겼다.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정상에 이르는 탐방로 중 첫 번째로 꼽은 관음사 탐방로 '한산길' 등반로 입구에는 한라산이 기억하는 사람 부종휴 선생님이 늘 기다려주고 한산길은 이곳 부종휴 광장을 시작으로 백록담까지 이어진다.꽃이 진 자리마다 익어가는 가을
'미천굴 훼손 논란'의 책임이 있는 고승철 삼영관광 대표가 제주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관광업체 대표가 이해관계가 있는 공기업 사장을 맡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또 고승철 사장 예정자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영훈 캠프에 참여한 데 대한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도 따른다.제주도의회는 30일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고 예정자는 미천굴을 사유 관광지로 이용하고 있는 삼영관광의 대표이기도 하다. 삼영관광은 미천굴 관광지구를 2002년 4월초 준공했다. 미천굴을 중
가을이다. 봄과 여름이 청춘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중년의 계절일 것이다. 더불어 세월에 무르익은 재즈음악이 가장 어울리는 계절이기도 하다. 선선해지는 저녁이면 헤드폰을 쓰고 집근처 바닷가로 산책을 간다. 산책을 위한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꼼꼼히 챙김은 물론이다. 나이가 들수록 복잡하고 난해한 연주보다는 단순하고 섬세한 연주를 좋아하게 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미지를 구현하고 공간을 넓히는 연주말이다. 기타리스트로 치면 조패스 보다는 짐홀이고 마이크 스턴 보다는 빌 프리셀이다.드럼 연주는 스틱보다는 브러쉬 연주가 좋다. 스네어를 강하게
내 유년의 필름들 속에는 관덕정이 자주 등장한다. 관덕정과 거리상으로 멀지 않은 곳의 초등‧중학교를 다닌 영향도 있을 것이다.관덕정은 세종 30년(1448년) 제주목사 신축청에 의해 건립된 군사 훈련을 목적으로 지어진 누정으로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제주도 역사의 타임라인 속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장소다. 관덕정이 목도한 제주의 역사는 주로 치유되지 않는 아픔의 역사였으니 가슴이 먹먹해진다.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 세대에서 도심의 중심과 번화가는 관덕정이었다. 관덕정 주변으로 식당, 찻집, 극장도 있었고 큰 책방도 있었다. 그대들
수업이 끝나자 마자 소년은 강둑을 향해 달렸다. 숨을 헐떡 거리며 색소폰을 꺼내곤 쉬지 않고 연주한다.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뜨거운 태양빛 아래서도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오늘도 땀범벅이 된 채 소년은 중얼거린다."난 세계 최고의 재즈 연주자가 될거야!" 이시즈카 신이치의 작품 만화 는 평범했던 소년이 재즈에 대한 열망을 안고 프로 연주가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주인공 미야모토 다이는 중학교 시절, 우연히 가게 된 재즈클럽에서 엄청난 에너지의 색소폰 소리에 감동한다. 그 이후
장마가 끝났다. 이제야 말로 진정한 2023년의 여름인 것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맞이하는 여름 계절이지만 여름은 어떻게 된 것인지 해마다 폭염이라는 심술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여 나타난다. 올해는 또 얼마나 더울 것이고 또 습할까?개인적으로 나는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여름이 호흡하는 덥고 후끈한 공기가 싫다. 아니면 배 나온 중년의 몸뚱이는 반팔 셔츠로 좀처럼 가려지지 않는다는 서글픈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서일지도. SNS를 통해 새연교 콘서트 소식을 접했다. 피하고 싶은 여름 계절의 심술이 싫어 방문 걸어 잠그고 에어컨 바람
'장마'라는 개념이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장마의 특징과 형성이 깨지고 여름 내내 잦은 집중호우가 발생됨에 따라 한국형 '우기'라는 개념의 도입을 검토하는 듯하다. 앞으로의 여름엔 수백 년 한국의 여름 기후를 상징해왔던 '장마'보다는 호우나 우기 같은 개념이 보편적으로 사용될지도 모른다고 한다.시간이 흘러 새로운 세대에게 '장마'란 경험을 통해 취득한 단어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 나왔던 '윤흥길'의 소설 나 가수 정인의 가 이름 지어진 배경도 낯설게 받아들일 것이다.요즘 10
1. 메역은 비단이랏쥬제주시 내도동 해안에 두리빌렛당이 있습니다. 이 당의 주인은 용녀부인입니다. 내도동 웃당에 좌정하던 용녀부인은 매 년 음력 2월, 해녀의 숨비소리를 듣기 위해 두리빌렛당으로 내려옵니다. 동짓달에 되면 겨울 바람을 피해 다시 웃당으로 올라갑니다. 용녀부인은 왜 2월에 두리빌렛당으로 내려올까요? 해녀의 숨비소리는 1년 내내 들리는데 말입니다.용녀부인은 음력 2월부터 동짓달까지 열일하지만, 내도동 해녀들은 음력 2월이 지나면 기도빨이 떨어진다고 조용히 귀뜀해줍니다. 이는 아마도 음력 2월이 한 해 첫물질이 시작되는
육지와 제주도라는 섬 사이에 벽처럼 가로막고 있는 물리적인 거리. 따지고 보면 육지 공항에서 제주도에 도착까지 한시간 안에 이뤄진다는 시간의 이점이 있다. 하지만 외지인들에게 제주도는 큰맘 먹고 가야만 품을 수 있는 이국의 먼 곳처럼 느껴진다. 처음 칼럼 연재를 시작하며 글솜씨 없는 내가 글을 쓰게 된 여러 이유들 중에 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육지와 제주도 사이에서 발생한 거리라는 편견 때문에 육지부 뮤지션들이 제주에서 공연하는 기회가 좀처럼 없다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이었다.그런데 최근 들어 미묘한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아름다운 한천, 숲 따라 걷는 오라올레 방선문 가는 숲길은 전설과 옛이야기를 품은 도심 속 산책로이다.오라동을 가로지르는 제주시에서 가장 긴 하천인 '한천'은 용연을 지나 바다로 간다.시내 중심을 흐르는 한천 따라 형성된 계곡을 걷다 보면 제주의 멋과 맛, 그리고 영구춘화로 알려진 방선문은 덤으로 만나게 된다.제주시민복지타운 광장에 주차를 하고 고지교를 출발하여 연북 3교~한라도서관~제주아트센터~한북교~정실오거리~제주교도소~방선문으로 이어지는 약 5km의 숲길은 올레를 형성하고 있다.푹푹 찌는 더위지만 도심 속 그늘진 길이니 무조건
농부의 바쁜 오월이 지나가고 연둣빛, 유월의 시작을 알리는 수국이 거리마다 곱게 피었다.몇 해 동안 보지 못한 '금강애기나리'를 만나기 위해 관음사 탐방로를 예약 했지만...젖어있는 아침, 일기예보와 다르게 옷을 적시는 비에 '우의를 꺼낼까?' 잠시 망설였지만 상쾌한 아침 공기에 내리던 비님은 멈췄다.백록담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한라산탐방로 예약시스템에서 탐방 일자를 예약하면 카카오톡 메시지로 OR코드를 알려준다.2021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한라산탐방로 예약시스템이 2022년 4월 탐방 예약부터 예약 부도를 줄이기 위해 일부
새연교로 가는 신기한 공간 서귀포층이 있는 해안 제주도의 기반 '서귀포패류화석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서귀포층은 서귀포시 서홍동에 속한 제주 형성과정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지층으로 화산활동과 환경변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지층과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치면서 조개를 주로 한 패류화석들이 드러난 모습을 볼 수 있다.서귀포항과 무인도인 새섬을 이어주는 다리 '새연교' 서귀포 바다의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다리 다리를 건너면 새연교와의 또 다른 인연이 만들어진다.서귀포항의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는 새섬은 서귀포항
※리뷰에 앞서 3월의 “도시+락(Rock, 樂)”을 휴재한 데 대해 사과를 드립니다. 예기치 못한 건강 이상이 있었던 까닭입니다.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제주의 3월과 4월, 산과 들은 벚꽃과 유채꽃으로 점령해 버린 바야흐로 계절의 여왕 봄이 왕좌를 튼 형세이다. 길고도 잔인했던 COVID-19 팬데믹의 시간이 어느덧 엔데믹의 시간으로 향하는 것에 대한 봄으로의 계절 바뀜은 아주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까 싶다.그러나 미디어를 통해 연일 호외 되는 뉴스들을 보면 봄 계절의 느낌과 거리감이 있다. 쏟아져 나오는 뉴스들의 타이틀,
2018년 12월 17일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서 ‘농민과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선언(유엔농민권리선언)’이 채택됐다.이 선언은 2001년 전 세계 소농들의 국제연합조직 비아캄페시나(La Via Campesina, 1993년 창립) 국제농민운동조직으로부터 제안됐다.비아캄페시나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확립되면서,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UR),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으로 농업이 국제무역 대상이 되고 기업이 농자재 및 농업과 먹거리의 통제가 강화되는 것을 비판했다.이에 농민의 권리는 물론이고 농업개혁과 농민의 생존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