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만감을 줘서 식욕을 억제해 살을 빠지게 하는 마약성분이 들어 있는 중국산 의약품 등을 부정수입한 뒤 살을 빼는 건강보조식품이라며 판매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3일,‘먹기만 하면 살이 빠지는 건강기능식품’이라며 불법으로 의약품을 만들어 판 혐의로 이모(6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도모(56)씨 등 4명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씨 등으로부터 약품을 받아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한 혐의로 고모(43)씨 등 20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도씨가 식품연구원에 다니는 부인으로부터 비만치료제로 쓰이는 마약에 대해 들은 것은 지난 2005년.

도씨는 중국으로 건너가 현지인들과 함께 마약 성분이 함유된 약품을 만든 뒤,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이라며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아 국내에 팔기 시작했다.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은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누구나 쉽게 구입,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도씨는 적발을 피하기 위해 세관 대신 국제특급우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약품을 보냈으며 이씨 등은 도씨로부터 받은 약품을 다시 포장, 인터넷과 방문판매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팔았다.

'드림슈어’, ‘포포’ 등의 이름으로 한 통(120-130캡슐)에 최고 24만원씩 했던 이 약품들은 체중관리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과 청소년들에게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지난 2005년부터 지난 달 9월까지 이들 일당이 유통, 판매한 약품은 무려 7 만 여통, 114억원 상당이다.

문제의 약품은 포만감을 줘서 식욕을 억제하는 마약 성분 때문에 실제로 살이 빠지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두통과 불안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피해자 김모(26)씨는 “처음 이틀은 머리가 많이 아팠다”며 “원래 땀이 나지 않는 체질인데 먹는 내내 식은 땀이 계속 났다”며 “부작용을 호소하면 판매처에서 원래 그런 거라고 하고, 한 달 만에 살이 9kg이나 빠져 계속 복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복용의 부작용이 우려돼 임신중절 수술까지 했다고 주장하는 등 성인 복용자들 다수가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입 건강식품 관리에 대한 관계 당국의 약점을 이용해 유사한 범죄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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