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검찰수사와 국회증인 채택 논란이 일고 있는 와중에 이미 열흘전에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도피성 출국 의혹과 함께 국회와 검찰도 봐주기식 뒷북치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돌연 미국행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폐암 치료에 따른 정기검진 결과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지난 4일 삼성서울병원의 이종철 병원장과 함께 출국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 회장이 언제 귀국할지는 알수 없다"며 "병원진단에 따라 미국체류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짧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국회의 국정감사 증인채택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돌연 출국한 것이어서 이 회장이 국회출석을 의식해 미리 출국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2년 불법대선 자금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에도 돌연 출국했다가 수사가 마무리된 5월에 귀국한 바 있다.

이 회장의 미국 장기 체류시 국회가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는 것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삼성의 대선자금 제공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도피성 출국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수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검찰과 사전조치 없이 증인채택 여부를 놓고 공방만 벌여온 정치권도 결국 이회장의 출국을 방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BS경제부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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