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유독 5000원 신권에 모아지고 있다. 그것도 23년만에 새롭게 변신한 것이라 사람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1000원권과 1만원권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관심은 지폐로 쏠려 동전은 관심 밖의 일이 되고 있다.

그러나 동전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도소매점과 자동판매기 등에서는 동전을 필요로 한다.

최근에는 핸드폰의 발달돼 공중전화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공중전화를 사용할 때도 동전은 필요하다.

그런데도 동전은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각 가정의 저금통과 책상 서랍, 자동차 안 등에는 주인 잃은 동전들로 가득 차 있고, 유명 관광지 등에서는 행운을 불러온다고 동전을 던질 수 있는 곳까지 만들어 놓고 있다.

청계천에 던져진 동전이 자그만치 636만원이 넘었다고 한다. 이러한 동전을 모아 불우이웃돕기 등 좋은 일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차원을 넘어 좀 더 동전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동전이 이렇게 널브러져 있다는 건 경제적 손실이자, 국가적 손실이다. 이것들을 대신하기 위해 매년 동전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100원짜리 동전과 500원짜리 동전은 구리와 니켈의 합금인 백동으로 구성돼 있다. 1원짜리는 알루미늄, 5원과 10원짜리는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황동으로 만들어졌으며, 50원짜리는 구리와 아연, 니켈 등 3종의 금속으로 되어 있다.

불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동전을 만드는데 드는 제작비는 실로 엄청나다.

현재까지 만들어진 주화 6종의 총 개수는 약 160억 9000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중 100원짜리의 개수는 65억개에 육박한다고 한다.

매년 6종의 동전을 만드는 데 4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이 든다.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의 납품가는 단돈 28원. 10원짜리 동전의 납품가가 38원이니 10만원짜리 수표의 원가는 10원 동전 원가보다 싼 셈이니 배보다 배꼽이 크다다.

10,000원짜리 지폐의 경우는 70원, 100원짜리 동전은 75원으로 납품가가 책정돼 있다고 한다.

통화 유통상 10원짜리를 안 만들 수도 없는 일이다. 500원짜리 동전은 담뱃값 인상 등으로 쓰임새가 커진 반면 10원짜리 동전은 마땅히 쓸데가 없어 발행 규모를 크게 줄이고 있다.

또 원가가 비싸 좀 더 싼 재료로 만들기 위해 40년 만에 새로운 모양으로 만든다고 한다.

10원짜리 동전은 이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는 셈이다.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도 동전 활용을 잘 해야 한다. 동전을 활용하기 위해 동전 모으기 운동 등도 실시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실정이다.

동전을 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선행되어야 하고, 동전 활용이 어려운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 동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각종 거래시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을 쌓아두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잔돈 계산을 편리하게 해주고, 동전유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금융권에서도 동전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잠자는 동전 깨워서 운동을 지켜야 한다.

* 강상돈 님은 시조시인이며, 현재 북제주군의회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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