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이거 호박잎인데?”

“아니야, 산수박이야. 여기 써있잖아.”

한 모종을 두고 ‘호박이냐’, ‘산수박이냐’ 두 농민이 티격태격한다. 22일 오후 6시반 제주농어업인회관 1층 로비에서 시끌벅적한 장이 열렸다. 

이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하 전여농제주)은 ‘지구의날’을 맞아 식량주권 위기에 맞서는 토종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는 전여농제주가 지난 2020년 토종씨앗실태조사를 통해 토종씨앗책자 발간으로 이어진 2021년 토종씨앗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토종종자 증식포 및 채종포 생산자를 응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성인 발행인)

사전 행사로는 제주농사절기달력만들기, 제주콩이야기 전시, 토종씨앗 및 묘종 나눠주기 등으로 진행됐다. 

본 행사에서 추미숙 전여농제주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 전여농제주는 ‘1회원 1토종종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토종씨앗을 나눔으로써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한경례 전여농 부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우리 농업은 농산물 수입 개방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며 “작년과 올해에 이어 마주하고 있는 팬데믹과 기후위기는 식량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서 추진하는 규모화 농정은 파탄 지경에 와있다. 농사를 지어도 수확할 사람이 없어서 규모화의 농정이 실패했다”며 “앞으로 농정은 새로운 틀을 짜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며 식량주권 실현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아울러 “전여농에선 2008년부터 종다양성 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씨앗의 소중함을 알아가면서 씨앗지키기 운동을 한 지 10년이 넘어가고 있다”며 “작은 실천들을 여농 회원들만 할 게 아니라 지역에서 주민들과 연대를 통해서 더 많이 펼쳐낼 수 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씨앗이라는 게 초국적 자본에 잠식 당하는 가운데 전여농은 씨앗도 우리 농민의 손으로 지켜내야 한다고 믿는다”며 “자본에 의한 농사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걸 기후위기와 코로나19가 보여주고 있다. 전여농이 맨 앞에서 그 실천을 하고 있어 감사히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김윤천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연대사를 통해 “오늘 나눈 토종씨앗을 수확할 때까지 그 곁에 있겠다”며 “토종발대식이 전여농 만의 사업이 아닌 전농이 함께 하는 사업으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CPTPP 등 무기가 아닌 식량이 안보의 최우선이 되는 현실에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이냐”며 “토종종자를 갖고 식량안보의 첫발을 내딛어 건강한, 영원한 먹거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성인 발행인)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성인 발행인)

개회사와 축사 등이 끝나고 ‘토종씨앗과 찐~하게, 짠~하게 만나는 회원들’ 주제로 토종증식포전 소개, 각 지회별 토종분과소개, 전여농 식량주권위 토종소모임 소개 등이 이어졌다. 아울러 식량주권과 생태농 주제를 담은 영상 상영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전여농 제주 회원들과 전 회장단을 비롯, 김경미 제주도의원, 박찬식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부순정 녹색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양영수 진보당 제주도의원(아라동) 선거 예비후보, 김정임 정의당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후보, 변동근 도 식품원예과 팀장, 이규식 농협제주지역본부 단장 등이 함께했다.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2일 오후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 1층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이 2022년 토종발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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