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

음식이 몸에 미치는 영향과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수험생들의 체력증진과 두뇌활동을 돕는 음식, 임신 기간에 따라 임산부와 태아에 좋은 음식, 각종 암환자를 위한 음식 등등, 먹거리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특별한 효과를 기대하는 관습이 많다.

삼복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개장국, 삼계탕, 소고기국 등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단백질 보충원이 부족하던 시절의 복날은, 함께 특별한 음식을 먹으며 으쌰으쌰 서로를 다독이며 뙤약볕 속 노동에 지친 동료와 가족들을 격려하던 날이었을 것이리라. 이런 역사를 거치며 잡식동물로서 인간이 육식을 통해 얻게 되는 승리감과 쾌감은 이미 인간의 유전자속에 뿌리깊게 자리 잡았을지도 모른다. 

오랜 기간 한민족의 복날에 특별한 음식 역할을 해왔던 보신탕은 반려인구의 증가 및 여러 이유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하다. 개 식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각종 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개 식용의 상징인 성남 모란시장 등지에서 개고기 가게들이 사라지고 있으며, 육견협회 등은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는 현재 도축과 유통의 합법적인 법적 근거나 루트가 없기 때문에 불법적인 도축과 유통을 제외하고는 개고기가 설 자리는 없다.

그렇다면 사라진 보신탕집들을 대신해서 보신탕의 수요를 대신하고 있는 것은? 맞다. 바로 삼계탕과 치킨이다. 그런데 바로 이 삼계탕과 치킨이 개식용 옹호론자들이 집요하게 파고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는 안되고 닭은 먹어도 되는가? 개는 안되고 돼지나 소는 먹어도 괜찮은가? 이는 단칼에 명쾌하게 정리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

하지만 우선 “덜 먹자” 라고는 말하고 싶다. 우리가 먹는 닭들은 대부분 일명“배터리 케이지”라고 불리는 밀집형 닭장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도축된다. 닭 한 마리에게 허용되는 공간은 A4 용지 한장보다 좁다. 그 공간에서 부대끼며 서로를 공격하기도 하고 병을 앓기도 한다.

먹는 것은 오직 인간에게 좋은 품질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사료. 흙을 밟거나 벌레를 사냥하지도 못하고 날개를 펼쳐서 지붕위로 날아 올라 보지도 못하고 두달만에 도축되어 영계라는 이름의 닭고기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것이다. 

 당장의 급진적인 변화는 요구하지도 않으며 실현 가능성도 없다. 하지만, 더위를 핑계 삼아 복날에 육식을 통해서 체력을 보충하려는 욕구는 얼마간 통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쳬력은 평소에 꾸준한 운동으로 기르고, 여름 삼복중 한번쯤은 삼계탕이나 치킨 없는 복날로 지내 봐주시기를 부탁드려 본다. 

제주동물친구들 이사
제주동물친구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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