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는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대 국제교류본부는 강의 미배정 통보를 철회하고, 고용 안정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는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대 국제교류본부는 강의 미배정 통보를 철회하고, 고용 안정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박지희 기자)

일부 제주대 한국어 강사들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운영으로 인해 사실상 해고 위기에 놓였다며, 고용안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는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대 국제교류본부는 강의 미배정 통보를 철회하고, 고용 안정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대 한국어 강사들은 국제교류본부 한국어과정에서 어학연수생 및 교환학생의 한국어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모두 21명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일 본부로부터 2023학년도 가을학기 강의 운영에 관한 메일을 받았다. 일부 강사에게 강의 배정이 불가하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2021년부터 시행됐던 '강사휴식학기제'를 폐지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강사휴식학기제는 코로나19로 유학생 수가 줄어듦에 따라 강사에게 무급 휴직을 권고, 쉬도록 하는 제도다.

강사들은 약 일주일 뒤인 지난 8일 한국어과정 담당자와의 면담을 통해 강사 전원 강의 배정을 요구했다. 추가 학급 개설과 휴식제 연장, 강사 간 강의 시수 조정 등의 대안도 내놨다.

2023년 가을학기 한국어 과정 등록 예상 학생 수는 정규반 학생 99명 내외, 교환반 학생 40명 내외. 이 상황에서 강사들이 제시한 대안을 적용하면 강사 전원이 강의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노조는 밝혔다.

노조는 "강사와 협의 없이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한 것"이라며 "강의가 배정되지 않는 것은 강사들에게 사실상 해고와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우리가 내놓은 대안 중 '강의 시수 조정안'은 전체 강사의 동의와 의견 수렴을 거친 전체 강사의 통일된 의견"이라며 "자발적으로 강의 시수를 양보해 동료 강사들과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연수생 변동에 의한 개설 학급 수 증감의 문제는 모든 대학기관의 한국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유학생 유치와 개설 학급 수가 줄어들 때 발생하는, 강의에 강사가 배정되지 못하는 문제는 학교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최소 5년에서 길게는 15년 동안 일했던 강사들의 고용보장을 책임져야 할 주체는 제주대"라며 "특히 코로나19 위기 단계 조정이라는 이유로 강사휴식학기제 폐지도 통보했지만, 현재 제주대 유학생 유치 상황은 코로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이는 학교가 유학생 유치 사업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결과"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학교 측은 상황에 따라 강사 시수를 일방적으로 조정하는 등 한국어과정에 대한 일관성 없고 불안정한 운영을 해왔는데, 이번에도 강사들의 희생만 요구하고 있다"면서 "제주대는 한국어과정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 강사들과 협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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