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기념물 제47호로 황근 군락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식상봉(해발 66m)이 이대류(대나무의 일종)의 침입으로 몸살를 앓고 있다.

또 대나무 번식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다른 수목의 생육에 지장을 초래해 황근 군락지가 위협받고 있어 지방기념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 식산봉 황근 군락지에 대나무만 무성하다.
관리당국인 서귀포시는 황근 군락지를 보호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 대나무 제거와 군락지 보호책 설치 사업을 실시했으나 정비 허술로 주민 불만만 사고 있다.

대나무 뿌리만 남겨둔 채 가지만 쳐낸 정비 사업으로 오히려 대나무 번식만 도왔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체계적인 재정비와 관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식산봉 황근 군락지에 잡풀이 무성, 황근을 구별하기 힘들다.
황근은 아욱과의 식물로 여름철에 개화하며, 멸종위기종이다. 쌍떡잎 식물로 낙엽관목에 속하는 황근은 바닷가를 중심으로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가 유일한 서식지로 알려지고 있으며, 식산봉은 국내 최대 자생지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성산일출봉과 함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식산봉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산책 명소로 유명하다.

▲ 지난 28일 성산읍 오조리 마을주민과 어촌계원, 청년회 등 100여명이 모여 식산봉 일대의 황근 자생지 주변 잡초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영효(39) 오조리 청년회장은 29일 "사업비 1억6000여 만원을 투입, 시에서 몇 년씩이나 정비했으나 정비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황근 군락지를 중심으로 몇 군데 보호책을 설치했으나 대나무와 잡풀이 뒤섞여 황근을 구별해 내기도 힘든 실정"이라며 "이제라도 재정비해 우리의 문화와 자연을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행정당국이 손을 놓고 있어 지난 28일 마을주민과 어촌계원, 청년회 등 100여명이 모여 식산봉 일대의 황근 군락지 주변 잡초제거 작업과 쓰레기 수거 작업 등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