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명관 전 삼성그룹 비서실장.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에 대한 특검수사 칼날이 이번에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의혹으로 집중되고 있다.

앞서 현 전회장은 지난 10일 한나라당 제주도당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생명 차명계좌 의혹에 관해선 '이건희 회장의 것이 맞다'고 실토했기 때문.

이제 남은 것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의혹 뿐이다. 현 전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개입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와 관련이 없다"며 강력 부인했다.

그러나 당시 삼성의 핵심이었던 삼성그룹 비서실장이었던 그였기 때문에 또 하나의 거짓말이 될 지에 대해선 온 국민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에버랜드 전환사채 의혹은 삼성의 지배구조를 뿌리채 흔들 수 있는 초대형 사안이다.

#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의혹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비상장회사인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이용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4년 10월부터 1996년 4월 이재용씨에게 60억 8000만원을 증여했다.

이때 상속세는 16억원. 이재용씨는 나머지 44억 8000만원으로 삼성의 상장예정 계열사의 주식을 취득한다.

이재용씨는 삼성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각각 19억원과 23억원 어치 구입한 후 이 회사들이 상장되자 바로 주식을 처분한다.

이때 확보된 자금은 600억원.

이재용씨는 다시 이 자금을 이용해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인수한다. 이 과정에서 당시 8만5000원으로 추정되던 에버랜드 주식을 7700원에 인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다.

당시 발행된 전환사채는 20일도 지나지 않아 모든 물량이 주식으로 전환됐고 이재용씨는 에버랜드 주식 20.7%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된다.

결과적으로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에버랜드를 장악하게 된 것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의 최대주주이므로 이재용씨는 삼성의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

삼성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로 지배구조화 돼 있다.

즉 이재용씨는 16억원의 상속세만 내고 44억 8000만원으로 삼성의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환사채 헐값발생 당시 현명관 전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당시 그룹의 사령탑은 지금은 구조조정본부로 명칭이 바뀐 삼성그룹 비서실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 비서실은 그룹내 최고 수뇌부로 불렸다. 삼성의 모든 전략과 기획을 총괄하며 '삼성'안에 '삼성'이었던 것.

이를 증명이나 하듯 삼성비서실 출신들은 그룹내에서 주요 요직으로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 했다.

그만큼 비서실은 삼성의 핵심 그 자체였다.

당시 비서실장은 현명관 전 회장이었다. 현 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삼성을 진두지휘 했었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현 전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에 개입했었는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현 전회장은 지난 10일 한나라당 제주도당서 열린 기자회견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에 대해 "나와 관련이 없다"며 "그 문제는 특검에서 정확한 사실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난무하는 의혹속의 현명관

경제계 안팍에서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의혹에 삼성 비서실이 개입되지 않았을리가 없다고 추측한다.

사실상 그룹경영권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시 비서실장이라는 핵심에 있었던 현명관 전 회장이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특검은 오는 23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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