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러리. 제주투데이 DB
힐러리와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마지막 최대관문으로 여겨졌던 6일(현지시간) 인디애나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장군멍군'의 1승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선거분석가들과 미국 언론들은 '힐러리가 대역전을 위한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쳤다'면서 전날 경선은 사실상 오바마의 승리라고 결론내렸다.

오바마는 선출대의원 115명이 배정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56%대 42%의 대승을 거뒀고,인디애나(72명)에서는 49%대 51%의 박빙 접전을 이뤘다.

외형상으로는 1승1패지만 내용적으로는 승리를 거두며 힐러리와의 대의원 격차를 더 벌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인디애나에서의 박빙접전은 그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제러마이어 라이트 목사의 발언파문에도 불구하고 '선두주자'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신문들은 전날 경선에서 사실상의 승리를 거둔 오바마를 중심으로한 선거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여기에 그동안 힐러리를 지지해온 1972년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조지 맥거번 전 상원의원도 이날 힐러리의 경선사퇴를 주장하며 오바마의 손을 들어줬다. 또다시 힐러리를 겨냥한 경선사퇴 압력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힐러리는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후보사퇴도 없을 뿐만 아니라 경선을 완주하겠다'(This candidacy and this campaign continues on)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한 뒤 다음주 경선이 실시되는 웨스트버지니아로 향했다.

힐러리는 전날 인디애나에서 승리한 뒤 가진 연설에서도 앞으로 남은 6개 경선에 끝까지 참여할 것이며 '백악관을 향해 전속력으로 나아가겠다'(full speed on to the White House)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으로 남아있는 경선지역은 이달 13일 웨스트버지니아(28명), 20일 켄터키(52명), 오리건(51명), 6월1일 푸에르토리코(55명), 6월3일 몬태나(164명), 사우스다코타(15명) 등으로 모두 217명의 선출직 대의원이 배정돼 있다.

일단 이 6개 지역 경선에서는 힐러리가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그동안 오바마가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온 코커스(당원대회)를 치르는 곳이 한 군데도 없는데다 이중 4곳은 민주당 당원만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폐쇄형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실시돼 힐러리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다.

또한 6개 지역 가운데 오바마의 지지기반인 흑인이 유권자의 10%를 넘는 것이 없고,상대적으로 힐러리에게 유리한 노인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산술적인 계산으로 힐러리가 남아있는 경선을 통해 오바마에 대역전을 거둘 수는 없다. 현재까지 선출직 대의원 집계를 보면 오바마가 1820명, 힐러리가 1672명으로 148명의 격차가 있다.

또 남아있는 6개 경선에 배정된 대의원수는 217명인 만큼 두사람 모두 경선을 통해 각각 205명과 352명을 확보해야 매직넘버(2025명)를 달성할 수있는데 이 역시 불가능하다.

역설적이지만 이같은 현실적인 여건 자체가 힐러리에게 경선완주의 명분을 주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힐러리측은 자신이 승리를 거뒀던 플로리다와 미시건주의 경선결과를 대의원 집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매직넘버도 184명이 합해진 2209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힐러리는 올해 초 50억원의 개인사재를 자신의 선거캠프에 제공한 데 이어 지난달 또다시 64억원의 사재를 지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젊은 오바마에 끌려다니는 정치적 상처는 차치하고서라도 바닥난 재정상태가 가야할 길이 먼 힐러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이다.

결국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는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270여명의 슈퍼 대의원들의 표심향배에 좌우될 것으로 보이며 8월말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때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제 힐러리에게 한가닥 희망이라면 남아있는 6개 지역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일궈내 본선경쟁력을 과시함으로써 슈퍼대의원들에게 호소하는 것과 선거판도를 뒤흔드는 돌출변수의 등장이라고 하겠다. <노컷뉴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