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대선주자 버락 오바마. <노컷뉴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하자가 많은 협정'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특히 오바마는 부시 대통령에게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의회 제출 계획을 아예 철회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정부가 추진 중인 한미 FTA 비준안의 연내처리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오바마는 "현재 많은 의원들이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관련조항을 비롯해 미국의 공산품과 농산물에 대한 시장접근이 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한국 측 입장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의 이같은 언급은 사실상 한미 FTA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재협상이 없을 경우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에게 "한미 FTA를 철회함으로써 갈등관계에 있는 의회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무역정책의 초당적인 협력체계를 다시 구축할 것"을 아울러 촉구했다.

이에 앞서 오바마는 올해 2월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기 이전에도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서면발언을 통해 한미 FTA를 비판하며 자동차와 쌀, 쇠고기 시장의 추가개방을 주장했었다.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의 FTA 반대 강경발언은 11월 본선을 겨냥한 노동자 표심잡기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FTA 연내 비준을 추진 중인 부시 행정부와 이명박 정부에게는 그만큼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의원실은 이날 부시 대통령이 '세계무역주간' 기념연설을 통해 한국과 콜롬비아, 파나마와 체결한 FTA의 조속한 처리를 의회에 촉구하자 곧바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공개했다.

특히 오바마가 이날 자동차 분야에 대한 재협상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자동차 재협상 문제가 한미 FTA 비준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양국 정부는 자동차 재협상은 없다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혀 왔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 천명이 오히려 한미 FTA에 대한 미국 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자동차 공장 대부분이 지역구에 위치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자동차 재협상 필요성을 강력히 요구하게 됐다.

한편 그동안 한미 FTA에 대해 공식적인 반대입장을 밝혀 온 포드 자동차회사의 비건(Biegun) 부사장은 "미국은 지난 2006년 한해 동안 70만 대의 한국산 자동차를 수입했지만 한국은 불과 4000대의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컷뉴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