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 <노컷뉴스>
'테니스요정' 마리아 샤라포바(21.러시아)가 또다시 굴욕(?)을 당했다. 우승을 차지했던 윔블던에서 세계랭킹이 152위나 밑의 선수에게 덜미를 잡힌 데 이어 요란한 복장에 대해 일침을 맞았기 때문.

세계 2위 샤라포바는 27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여자단식 2회전에서 153위 알라 쿠드리야프체바(러시아)에게 0-2(2-6 4-6)로 완패를 당했다. 지난 2003년부터 윔블던 본선에 나와 이듬해 정상에 올랐던 샤라포바의 2회전 탈락은 처음이다.

더욱 큰 충격은 모델 뺨치는 외모와 몸매로 주목받는 패션감각에 대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경기 후 쿠드리야프체바는 이번 대회에 첫 선을 보인 샤라포바의 턱시도 풍 유니폼에 대해 "나는 그 옷이 싫었고 그래서 꼭 이기고 싶었고 매우 기쁘다"고 꼬집었다.

옛 소련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세계챔피언 알렉산더의 딸인 쿠드리야프체바는 "샤라포바가 매우 실험적인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좋을 때가 있지만 나쁠 때도 있다"며 거침없는 언변을 쏟아냈다.

샤라포바, 자청했던 러시아 기수도 거절당해...'미녀새' 이신바예바에 밀려

이어 21살 샤라포바와 동갑내기 국가대표인 쿠드리야프체바는 "그녀가 탈의실로 와서 '내 옷을 싫어한다고? 네가 잘못한 거야'라고 따진다 해도 두렵지 않다"면서 "만일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는 '미안해, 그건 내 개인적인 견해야'라고 말할 것"이라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쿠드리야프체바는 "누군가 내게 네 옷도 형편없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원래 패션감각이 없고 유행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샤라포바는 경기 후 "경기를 분석할 필요도 없이 모든 면에서 졌다"고 말했다.

샤라포바는 전날 로이터통신에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러시아 기수를 자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관계자는 베이징의 더운 날씨에 깃발을 들기 위해 3~4시간 기다리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러시아 기수는 여자장대높이뛰기 챔피언인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에게 제안이 갔던 자리였다. 결국 위상에서 밀렸던 까닭이다.

테니스요정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왔던 샤라포바에게 이번 윔블던은 '굴욕의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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