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굴지의 초가 마을 미야마쵸(美山町)는 쿄토부의 시골에 있다.

초가마을로는 기후현에 있는 시라카와고오(白川鄕)가 일본 제일이며, 후쿠시마현에 있는 시모고오마치(下鄕町) 다음이 미야마쵸의 초가 마을인데 세번째이다.

필자는 시라카와고오와 미야마쵸를 다녀 온 적이 있다. 한국의 초가집과 달라 일본의 전통적인 초가집은 구조와 규모가 아주 크다. 구조는 마치 이등변 삼각형의 세모꼴형에다 꼭지 부분만 잘라낸 인상을 준다. 기하학을 연상케하는 구조물이며 아주 견고하고 크다.

겨울철 폭설지대에서 지붕에 쌓이는 눈의 면적을 줄이기 위해 세모꼴로 지었다. 그리고 초가집인데 2층까지 있다. 그만큼 견고하기 때문에 지붕을 이는 자재도 제주도의 초가집처럼 부드러운 띠가 아니고 갈대이다.

한번 지붕을 갈때면 마을사람들이 거의 총동원하고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이은 지붕은 십여년 이상 그냥 유지할 수 있다.   시골속에서도 깊은 산골에 있는 이 초가마을들은 일본의 원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오늘까지 이르고 있으며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마을의 뒷산에는 울창한 숲과 마을 앞으로 흐르는 조그마한 강물은 거울처럼 맑다.

사계절의 변화속에 바뀌는 마을풍경은 동화 속의 한폭의 그림 같다. 특히 늦가을의 단풍과 한겨울에 쌓인 눈이 어우러져 창문에 비치는 따뜻한 불빛은 누가봐도 시인의 마음이 될 것이다.

재작년 늦가을 11월에 시라카와고오에 갔었는데 일본 최고의 카야부키(초가)마을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런데 그 유명세가 일본의 아늑한 원풍경의 분위기를 깨트리고 있었다.

평일날인데 불구하고 주차장에는 각종 차량들이 넘쳐나고 그 속에 탔던 관광객의 흐름은 사진 한장 마음대로 찍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아쉬움 속의 당일 여행이었으나 이번 달에 찾아갔던 미야마쵸는 달랐다.

마을 입구길에서 바라본 미야마쵸의 초가집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어지지 않았으나 북새통을 이루지 않고 고즈넉하다.

이 고즈넉이야말로 일본의 원풍경 속에 몰입되는 느낌을 주었다.  이 마을의 정식 이름은 미야마쵸(美山町)에 있는 기타무라 (北忖)인데 일반적으로 미야마쵸로서 알려지고 있다.

키타무라에는 현재 50호의 집들 속에서 주택이 32동 민속자료관과 가게등의 6동으로서 합계 38동이 초가 지붕의 건축물이다.

마을에서는 (카야부키마을 보존회)를 조직하여 공민관, 농사조합, 카야부키지붕보존조합 등과 연휴를 맺어서 역사적경관의 보전과 지역주민의 생활유지를 위해 (유한회사 카야부키마을보존회)를 설립했다.

이 조직이 키타무라공방, 민박, 선물가게, 카야부키교류관, 민속자료관 등을 일괄 운영하고 있다.
이것이 다른 관광지역과 다른 점이었다. 현재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초가집은 서기 1796년에 지은 집으로서 212년전이다.

이건물에는 (작은 아이<藍> 미술관)이 있다. "아이"는 <쪽>이라는 풀로서그 줄기와 잎에서 물감원료를 만들고 염색하면 짙고 검푸른색이 나오는데 '남빛' 혹은 '남청'(藍靑)색이라고 한다. 일본의 전통 염색이다.

쿄토에 살면서 활동하는 여류화가 김명희 씨 소개로 이곳 관장 신도 히로유키( 新道弘之)씨를 만났다. "아이 염색가'로서 유명하고 많은 활동하시는 분인데 뉴욕 전시회에 갔다가 귀국해서 며칠 안됐다고 했다.

이름 그대로 조그마한 박물관이었지만 2층에는 세계 각국에서 아이로 염색한 작품들이 있었으며 1층에서는 직접 작품 제작과 과정을 공개하는 곳도 있었다.  제주도 성읍민속촌에서 갈옷 제작 체험을 연상케 했다.

얼마 안되는 체류시간이었지만 일본의 원풍경 속에서 일본 전통의 염색에 대해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더없는 수확이었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한 곳이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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