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운아' 추성훈.
 '풍운아' 추성훈(32)이 7개월전 일본 무대에서 당한 수모를 되갚았다.

비록 상대는 바뀌었지만, 완벽한 승리로 격투기 강자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추성훈은 21일 일본 오사카성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드림(DREAM) 5 라이트급 그랑프리 결승전' 미들급 원매치 경기에서 일본의 프로레슬러 출신 시바타 가츠요리(28)를 1라운드 6분34초만에 TKO로 꺾었다.

이로써 추성훈은 지난 2006년 사쿠라바 카즈시와의 악연, 지난해 12월 31일 '야렌노카' 대회에서 미사키 카즈오에게 당한 억울한 무효경기의 잔영을 훌훌 털게 됐다.

추성훈이 일본 무대에서 호쾌한 승리를 거둔 것은 2006년 10월 9일 히어로즈 라이트헤비급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멜빈 마누프를 암바로 꺾은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상대를 찾지 못하다가 시바타의 공개 도전으로 간신히 복귀전을 치르게 된 추성훈은 이날 경기에서 오랜만에 유도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사쿠라바전 이후 계속된 일본팬들의 야유도 여전했다.

그렇다고 동요할 추성훈이 아니었다. 더구나 시바타는 공개 도전 때와는 달리, 스스로도 "내가 추성훈보다 유일하게 앞서는 것은 이기고자 하는 욕망뿐 "이라며 이미 한 수 접은 상태였다.

격투기 전문가들도 전적이나 기량면에서 추성훈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봤다. 프로레슬러 출신의 종합격투가로서, 일본 종합격투기의 전설인 마에다 아키라의 애제자라는게 그나마 내밀만한 명함이었다.

하지만 초반 경기는 추성훈의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유도복이 어색한지 동작이 다소 부자연스러웠다. 시바타 역시 정면승부를 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추성훈은 시바타의 가벼운 견제 주먹에도 큰 동작으로 피하는 등 지난해말 미사키전 코뼈 골절 이후 부상 재발을 경계하는 모습이 확연했다.

그러나 추성훈은 역시 강했다. 추성훈은 하이킥 시도가 빗나간 뒤 달려드는 시바타를 번쩍 든 뒤 바닥에 그대로 내동댕이 쳤다. 이후 위력적인 파운딩 펀치를 가한 후 곧바로 마운트 포지션을 점한 추성훈은 도복 소매로 시바타의 목을 감아 완벽한 초크를 걸었다.

시바타는 정신을 잃은 채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했고, 추성훈은 실신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심판에게 '기절했다'는 메시지를 전한 뒤 승리를 챙겼다.

추성훈은 승리 후 도복 양쪽에 박힌 태극기와 일장기를 손으로 두드리며 '드림' 데뷔전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드림 5' 대회는 K-1의 주관사 FEG와, 지금은 와해된 프라이드의 수뇌부가 합작해 만든 일본 종합격투기 대회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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