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쿠바다.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놓고 격돌할 상대다. 야구가 경험했던 4번의 올림픽에서 3번이나 우승을 했던 팀이다. 그나마 1번도 은메달이었다. 최강이다.

야구대표팀 '김경문호'가 23일 오후 7시(한국시간)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아마야구 세계최강 쿠바와 맞장을 뜬다.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이다.

객관적인 전력상으론 밀린다. 쿠바는 명실공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야구종가 미국과 아시아최강 일본이 준결승전에서 피하려고 했던 상대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한 국제대회 역대전적에서도 한국은 올림픽 전까지 7전 전패였다.

하지만 기세는 월등히 앞선다. 한국은 이번 대회 8전 전승으로 결승에 올랐다. 본선에서도 쿠바를 7-4로 격파했다. 지난 1999년 호주 대륙간컵 이후 9년만이었다. 대표팀은 올림픽 직전 평가전에서도 쿠바에 1승1패 호각을 보인 바 있다.

게다가 4강전에서 일본을 꺾은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이대호(롯데), 이택근(우리 히어로즈) 등 14명의 태극전사들이 군 면제의 '성은'을 입었다. 준결승전 승리로 사상 첫 은메달에 이어 내친 김에 금메달을 노릴 태세다.

선봉장은 좌완 류현진(한화)이다.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별 재미를 못 봤던 류현진은 이번 대회 한 차례 빛났다. 지난 15일 캐나다전에서 9이닝 완봉투로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어냈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능구렁이같은 완급조절로 일궈냈다.

쿠바를 상대로도 이미 검증을 받았다. 류현진은 지난 5일 쿠바와 평가전 1차전에 등판, 2이닝 동안 몸에 맞는 볼 1개만 내주며 1탈삼진 무실점투를 펼친 바 있다. 다만 그때는 어디까지나 평가전이었다는 게 걸린다.

▲팀 타율 무려 3할1푼2리…5할타 벨, 3홈런 12타점 데스파이그네 경계대상

대표팀도 우승 각오가 다부지다. 주포 이승엽(요미우리)은 단단히 자신감이 붙었다. 전날 일본과 4강전 결승홈런을 때린 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선언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도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결승전을 해볼 만하다"며 결전을 다짐했다.

그러나 쿠바는 역시 쿠바다.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전날 야구종가 미국을 4강전에서 10-2로 가볍게 눌렀다. 중요한 경기에선 집중력이 놀랍다. 이번 대회 팀 타율도 3할1푼2리에 이른다. 팀 평균자책점은 2.44다.

이번 대회 타율이 무려 5할1푼7리(29타수 15안타)에 이르는 간판거포 알렉시스 벨이 요주의 인물이다. 또 팀내 최다타점(12개)과 홈런(3개)를 올린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도 경계대상이다.

한국은 팀타율 2할3푼6리에 평균자책점이 1.93이다. 이승엽, 이대호 등 한방과 올림픽 맹위를 떨치고 있는 대타작전에 선취점을 건다면 선발과 계투진 등으로 이를 지키는 게 낫다. 김경문 감독도 "최대한 선취점을 뽑는 데 집중하고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두는 전술을 펼치겠다"고 쿠바전 대비책을 밝혔다.

김경문호가 최강 쿠바를 넘어 사상 첫 금메달과 함께 전승우승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노컷뉴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