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문화재 보조금 상납의혹'으로 구속돼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김모 사무관의 입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그의 발언 수위에 따라 파장이 예측불허로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

손기호 차장검사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사무관이 금품수수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며 ""그러나 김 사무관이 '개인이 쓴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사무관은 검찰조사에서 금품 수수 사실을 전면 부인해왔다.

또한 관심의 초점이었던 공모여부에 대해서도 "다음에 말할 기회를 달라"고 에둘러 표현하는 등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던 그가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검찰도 줄기차게 공모여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김 사무관의 심경변화를 주시해왔다.

지난 16일, 손 차장검사는 "(김 사무관의)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며 "사실을 말할 용의가 있냐"는 담당 검사의 물음에 "변호사와 상의한 후 다음에 말하겠다"고 그동안 고수하던 태도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손 차장 검사는 "본인도 혼자 뒤집어 쓰고 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의미있는 말을 기자들에게 던지기도 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손 차장검사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금품수수 의혹에 공범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수사초점이 공범여부에 맞춰져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검찰의 공모여부 조사는 이미 지난 9일께 기자들과의 비공식 인터뷰에서 밝혀졌다.

임진섭 제주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담당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착복한게 아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게 포인트"라고 말했다.

일단 검찰수사의 핵심이었던 김 사무관이 입을 연 이상 수사는 급진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검찰 수사 향방에 또 다시 공직사회가 '들썩'일지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사무관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허벅장' 전승 시연에 따른 행사비를 부풀려 지원한 뒤 각종 접대비 명목으로 그중 일부를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모두 9회에 걸쳐 2000여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있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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