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한도만(灣) 야외 공연장에서 문학을 통한 교류의 장이 펼쳐졌다.

27일 오후 4시부터  제47회 탐라문화제 행사 일환으로 제주예총 주최, 한국문인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지회장 강중훈) 주관으로 '6대 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인 교류대회'가 6대 광역시 문인과 제주특별자치도 문인, 지역주민 등 300여명이 함께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 행사에 참여한 6대 광역시 문인.
이번 교류 대회는 "지역간 특성있는 문학균형 발전 방안-제주문협 50년사를 중심으로-"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는데, 김관후 소설가의 주제발표에 이어, 시인 김순이씨가 좌장을 맡았고, 한기팔 시인, 정순희 소설가, 정인조 부산광역시문인협회장, 이규식 직전 대전광역시문인협회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김관후 소설가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문학이란 무엇인가, 제주문학은 어디서 출발할까, 4.3문학과 그 현실, 50년대 동인활동, 제주문협의 현실과 과제가 무엇인가" 살핀 후 "지금 문화권은 문화권 나름대로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논의 하면서 지방화 시대를 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지역마다 외래문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지방과 대칭되는 이른바 중앙문화에 증폭되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지역시대를 맞아 문학균형 발전은 문화의 확대에 초점이 모아져야 하고, 그 중심에 문학이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흔적 남기기 모습
한기팔 시인은 "제주문학이 곧 한국문학이라면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문학이라고 본다면, 이제는 지방이든 중앙이든 그런차원에서 제주문학을 논할것이 아니라 국가적 개념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희 소설가는 "사실 5.18이 제주사람들에게 잘 모르듯, 4.3의 아픈 과거는 제주사람만이 다를 수 있는 소재다"며 "지역에만 쓸 수 있는 소재가 4.3문학이다"고 말했다.

이규식 직전 대전광역시문인협회장은 "지역문학은 중앙문단에 대한 배타성을 배제해야 한다"며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문학이 헤어나오기 위해서는 예리한 비평작업이 이루어져야 하고, 출판문화가 형성돼 시장성을 확보해야 하고, 문학의 특성화, 활성화 거쳐 중앙에 대항할 변별력과 특성을 지녀야 한다"고 밝혔다.

정인조 부산광역시문인협회장은 "문학이 지방자치제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고민해야 하고, 문학의 지역문학으로서의 시간적 공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대중문학에 밀려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문학은 이제 기업과 문학을 잇는 문학메세나 운동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프랑스 소설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오후 6시부터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학 향연이 열렸다. 먼저 강중훈 시인의 '성산포, 여기 당신의 아침에"란 시를 시사랑회 이금미씨가 시낭송을 했다.

이어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와 제주오름민속무용단의 공연, 김향심 시사랑회장의 시낭송과 작곡가 노명희씨의 '문학이 있는 음악코너' 등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잡초와 돌무더기로 방치되었던 곳을 문화예술의 장으로 새롭게 조성한  '한도만 야외공연장' 개관에 맞춰 처음으로 이루어져 뜻깊은 행사였다.

더욱이 "황금물고기", "우연" 등으로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프랑스 소설가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자리를 함께해 이 행사가 지역의 좁은 틀이 아닌 그 관심은 세계적임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28일에는 제주 역사문화현장 답사가 진행된다.<제주투데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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