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3일 오름오름 축제에는 160여명이 참석해 좌보미, 백약이 오름을 올랐습니다.

제43회 탐라문화제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제5회 ‘오름오름 축제' 10월 3일 문예회관에서 출발해 좌보미오름에서 백약이오름까지 올랐습니다.

오름오름회 회장 김창집선생님의 진행 아래 오름을 오를 때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오르라는 말씀과 더불어 제주도의 보물인 오름을 국내외에 바르게 알리며 자연을 마음껏 즐기게 하면서 보호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한편,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모색키 위한 목적 아래 오름오름축제가 열렸습니다.

▲ 화산폭발실험으로 인해 오름의 생성 과정을 체험 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어린이들이 제일 신기하게 여기는 화산폭발 실험이 인상적이었고 또한,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우리의 풀꽃 이름을 알려주시며 옹기종기 모인 오름명을 알려주시는 김창집선생님의 열성적인 강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름을 오를 때는 겸손한 자세로 오르라는 말씀 아래 좌보미오름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름은 오를 때마다 각각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전형적인 가을 하늘 아래 들녘마다 은빛 물결이 출렁거리며 옹기종기 모인 오름들이 도란도란 어깨를 기댄 채 속닥속닥 거리는 가을의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 오름오름회 회장 김창집선생님이 풀꽃이름및 오름이름 강좌가 이뤄졌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거운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푸른 하늘로 높이 날아갈 듯합니다. 모든 것이 신기해 물어보는 어린이들 눈빛 속에는 초롱초롱 피어나는 섬잔대 마냥 푸른 종을 달고 땡! 땡! 울리는 청아한 심성이 오름 마냥 아름답고 순수합니다.

▲ 백약이에서 바라보는 좌보미

한발 한발 내딛는 작은 발걸음이 어느새 정상에 섰습니다. 높다란 하늘 아래 펼쳐지는 옹기종기 모인 오름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좌보미오름은 다섯 개의 봉우리와 세 개의 분화구가 생성된 오름입니다. 좌보미오름 주봉에는 소나무와 삼나무로 조림되어 있습니다. 모진 바람에 나무들은 크게 자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울창한 나무 숲길입니다.

그곳에서 서면 바다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파도소리가 쏴악~ 쏴악~ 들려옵니다. 마치 바닷가에 서 있는 느낌이 들만큼이나 파도소리가 크게 들려옵니다. 바닷가 바람이 갯내음 넘쳐나는 파도를 안고 달려왔을까요? 바람은 바다 끝에서 불어와 파도를 안고 오름까지 달려왔을까요? 나무숲으로 가려 바다는 보이지 않지만 파도소리가 들려옵니다.

▲ 좌보미에서 바라보는 백약이

오름에도 출렁거리는 바다가 있나 봅니다. 그래서 오름에 오르면 파도소리가 들려오나 봅니다. 참으로 신기합니다. 오름에도 파도소리가 들려옵니다. 가만히 귀 기울어보세요.

바람이 쏴악~쏴악~ 지나가면 나무들은 일제히 출렁거리며 파도소리 흉내를 냅니다.

어느 어린이가 묻습니다. “이상해요. 파도 소리가 들려와요."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오름에도 바다가 있나 봅니다. 아니면 바다마저 오름을 오르고 싶어서 달려왔나 봅니다.

주봉을 내려오면 나머지 봉우리들은 민둥산입니다. 가을바람이 적당히 불어와 능선마다 어루만져주며 풀섶 위로 눕습니다. 촉감 좋은 풀섶에 앉아 부드러운 바람결속으로 오름오름회 회장님이 오름의 생성 및 오름의 역사를 설명을 합니다.

오르락내리락 힘겨운 발걸음이지만 즐거운 산행입니다. 쪽빛 하늘을 닮은 쑥부쟁이도 우리와 함께 오르락내리락 오릅니다.

오름오름회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화산폭발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실험으로 인해 오름의 생성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준 오름오름회 회원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예로부터 백까지 약초가 있다 하여 백약이라고 불리는 백약이오름을 올랐습니다. 커다란 원형분화구가 있는 큰화산체이며 산정부에서 주변의 오름들을 조망 할 수 있습니다.

회장님이 오름 이름을 알려주십니다. 웅장한 한라산 가슴으로 안겨져 있는 오름들 봉긋 솟아난 봉우리 징검다리를 건너 오름 이름을 알아갑니다. 좌보미, 유건에, 모지악, 영주산,  장자오름, 따라비, 새끼오름, 대록산, 소록산, 개오름, 비치미, 민오름, 칡오름, 아부오름, 높은오름, 문석이, 거미오름, 다랑쉬, 손지오름, 용눈이 등 오름마다 아름다운 이름이 있습니다. 오름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제주입니다.

▲ 섬잔대는 한국 특산종으로 한라산 중심으로 분포 되어 있습니다.

한라산의 기생화산이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오름은 우리의 보물입니다. 이 아름다운 오름을 아끼는 것은 우리가 할 일입니다. 또한, 오름이 있어 풀꽃들이 맘껏 피고지고 있습니다.

오름오름회 회장님이 풀꽃 이름을 알려주셨습니다. 어린이들 눈빛 속에는 아름다운 오름이며 풀꽃들이 이 가을에 곱게 피어납니다. 쪽빛 하늘을 닮은 쑥부쟁이는 슬픈 전설이 담긴 꽃입니다. 닭의장풀 또는 달개비라고도 하며 흔히 볼 수 있는 풀꽃입니다.

이질풀, 쥐손이풀은 분홍빛깔로 꽃이 피어 화사합니다. 쇠서나물, 절굿대, 한라부추, 나비나물, 수크렁 등 모두가 우리들의 꽃입니다.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우리들의 꽃, 그들이 있어 오름은 더욱더 아름답습니다. 은빛 물결 사이로 자그마한 꽃이 피어 이 가을을 더욱더 아름답게 채색해 나갑니다.



내게도 이름이 있지요.

풀 섶 사이로 쪼그리고 앉아

꿈틀거리는 몸짓

볼품없는 행색이지만

내게도 이름이 있지요

아름다움과 예쁜 이름은 아니어도

당신처럼

내게도 이름이 있지요

나를 보거든

이름은 부르지 않아도 좋으니

다만

살짝 미소만 지어주세요

당신이

나의 이름을 모른다 하여도 좋습니다

당신이 그저

나를 보지 않고 지나쳐도 좋습니다

다만

나를 짓밟지 말아주세요

그럼

나는 당신을 위해

초록풀빛으로

당신의 눈빛을 맑게 하리라

당신의 애정 어린 눈빛은 아니어도

나의 이름을 불러주신다면

바람 부는 언덕에

사랑의 깃발을 꽂고

높다란 하늘가에

영원한 푸르름으로

당신을 위해 노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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