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제주도민 몇 명이 더 쓰러져야 정부는 귀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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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K]제주도민 몇 명이 더 쓰러져야 정부는 귀열까
  • 김재훈 기자
  • 승인 2019.11.04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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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2공항을 강행하며 제주도민 다섯 명이 쓰러졌다...아직 부족한가?
병원에 이송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노민규 씨(사진편집=김재훈 기자)
제주청년 노민규 씨는 환경부에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반려를 촉구하며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17일간 단식 농성을 진행한 끝에 건강 악화로 지난 3일 병원으로 이송됐다.(사진편집=김재훈 기자)

지난 3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라고 촉구하며 단식을 이어가던 제주청년 노민규 씨가 쓰러졌다. 단식 17일째다. 그는 제주의 청년으로서 제2공항 건설이 일으키게 될 문제들을 방관할 수 없어 거리로 나섰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지만, 제주청년 노민규 씨는 원 지사의 감언이설을 믿지 않는다. 그는 제주도청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오히려 부동산 거품 등으로 인해 청년이 살아가기에 더욱 어려워진 제주의 현실을 직시하라고 원 지사를 향해 호통을 치기도 했다. 치적을 위해 제주 청년들의 미래를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환경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가 이어지는 동안 세종시로 올라갔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지만, 장관은 끝내 제주청년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쓰러졌다.

다섯 명째 제주도민의 쓰러짐이다. 그간 제주도청 앞에 농성장에서 제2공항 반대 단식 농성에 돌입한 김경배, 윤경미, 최성희, 엄 문희 씨가 단식농성 중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된 바 있다.

노민규 씨는 단식 농성을 진행하며 환경부가 국토부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환경부다운 결정’을 내리길 바랐다. 그가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동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결과 입지가 부적절하고 공론화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을 환경부에 제시했다. 

현재 환경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그와 같은 사실이 알려진 즉시 환경부는 전국환경운동 단체 네트워크인 한국환경회의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가 ‘국토부의 하부기관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국토부와 독립적인 기관으로서 제 본연의 역할을 해내야만 한다. 그래야 제주도민이 또 쓰러지지 않는다. 이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 현재도 또 다른 제주도민이 제2공항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5일째를 맞고 있다. 그간 제2공항의 다양한 문제를 밝혀온 박찬식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그는 제2공항 문제를 청와대가 해결해달라고 호소하며 서울시 광화문 인근 세종로공원 농성 천막에서 단식농성 중이다.

국토부와 환경부, 그리고 원희룡 제주도정은 제2공항을 강행하며 제주도민들을 쓰러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장밋빛 미래를 주입하기 이전에 지금 도민들의 호소를 들어야 한다. 앞으로 몇 명의 제주도민이 더 쓰러져야 하나. 앞으로 몇 명의 제주도민이 더 쓰러져야 제2공항의 문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귀에 들어갈 것인가. 몇 명의 제주도민이 더 쓰러져야 문재인 대통령이 제2공항에 대해 입을 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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