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선흘2리 주민을 비롯, 선인분교 학부모회,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5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선흘2리 주민을 비롯, 선인분교 학부모회,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세계자연유산마을과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일대에 사파리형 동물원과 글램핑·호텔 등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을 두고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오전 사업에 반대하는 선흘2리 주민을 비롯, 선인분교 학부모회,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는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이같이 촉구했다. 

주민들은 “최근 국회 질의 자리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사실상 초기 사업과 지금 사업은 다른 사업으로 보이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며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희룡 지사는 사업자의 손을 들어줘 새로운 환경영향평가 없이 무려 15년 전 받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특혜를 줬다”며 “원 지사는 환경부 장관마저 의문을 제기하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에 대한 변경 승인을 불허하고 환경영향평가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국회 제380회 임시회 2차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이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달 31일 국회 제380회 임시회 2차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이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한편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제380회 임시회 2차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과 관련한 질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강 의원은 지난 2006년 사업 계획과 지난해 사업 계획을 비교한 표를 제시하며 “사업 계획이 완전히 달라졌고 지난 2007년 이 지역에 있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 2018년 조천읍이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되면서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지난 2006년 환경영향평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15년이 지난 지금 환경영향평가를 안 받고 사업을 그냥 진행하고 있다”며 “게다가 내년 람사르습지도시 재지정을 받아야 하는 시기인데 원희룡 지사는 이를 피해가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제380회 임시회 2차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이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지난 2006년 사업 계획과 2019년 사업 계획을 비교하며 제시한 표. (사진=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제380회 임시회 2차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이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지난 2006년 사업 계획과 2019년 사업 계획을 비교하며 제시한 표. (사진=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그러면서 “심의 과정에서 사업자에게 람사르습지(도시지역관리)위원회 의견을 들으라고 했는데 이 사업에 반대했던 조천읍람사르습지도시지역위원장이 외부 압력이 너무 심해서 최근 사퇴를 했다고 한다”며 “지역 주민들은 이런 모든 절차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에서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조 장관은 “지난 2006년 당시 제출한 사업 계획과 지난해 사업 계획이 달라 보인다. 지역 환경이 상당히 바뀌었고 이 지역이 보전의 가치도 있으며 사업으로 인한 영향이 있을 거 같으니 관련 내용을 훑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제주도는 자치도법에 의해서 환경부가 아닌 도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다”면서도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운영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검토한 다음 제주도에 의견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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