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제주를 찾아 유족과 관련 단체를 만나 4·3 해결과 상처 치유를 위해 개인적으로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20일 오후 김 최고위원은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4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4·3추념식 불참을 두고 “4·3기념일은 3·1절이나 광복절보다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고 발언해 제주사회로부터 4·3을 비하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김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제주를 방문해 유족회 등에게 사과를 하려 했으나 기상 악화로 항공편이 취소, 이날 방문하게 됐다.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조수진 기자)

이날 김 최고위원은 “저의 잘못으로 상처 입으신 제주도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4·3 관련 분들의 아픔을 좀 더 이해하고 제가 그 아픔을 함께 하고 나아가서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방송 인터뷰에서 문제가 됐던 발언이 나온 배경에 대해선 “나름대로 조심한다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당일 신문 기사를 그대로 읽었던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부주의하게 유족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한 보수 성향 일간지 논평을 방송에서 그대로 읽었다는 것. 

이날 자리에선 김 최고위원의 사과 방문 취지에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서 징계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상황에서 이를 모면하고자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이상언 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은 “김 최고위원이 사과 차 방문했는데 (방송 중 실언을 한) 그때하고 지금 와서 심정 변화 계기는 무엇인가. 진정성 있는 사과인지 의심스럽다”고 물었다.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은 이상언 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사진=조수진 기자)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은 이상언 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 (사진=조수진 기자)

또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지금 이 자리는 정치인 김 최고위원의 사과나 얘기를 들을 자리가 아니”라며 “단순하게 개인의 일탈이나 실수로 치부하기엔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속해서 4·3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려고 오셨으면 당의 공식적 입장이나 재발 방지를 약속할 수 있는 부분을 가져오셨어야 한다”고 따졌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우선은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유족 여러분들께 사과하러 왔다”며 “(실언을 하고)초기에 곧바로 자숙하면서 유족분들에게 사과를 하러 방문하려 했으나 여러 문제가 있어 일정을 조정하느라 (방문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동현 이사장이 “최고위원께서 유족앞에서 사과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최소한 정당 대변인이 ‘당의 입장은 이것이다.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하는 논평 정도는 나와야 한다”며 “유족들이 바쁜 시간에 정치인 김재원 최고위원의 자숙을 위한 그림 배경으로 온 게 아니다. 진정성 없는 사과를 더 들을 필요가 없다”고 거세게 비판하며 퇴장했다.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은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 (사진=조수진 기자)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은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 (사진=조수진 기자)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 역시 “국민의힘 수석 최고위원으로서 사과를 하러 왔으면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최소한 공식 문건이 있어야 한다”며 “4·3 폄훼 발언이 거듭 국민의힘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정당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문서화된 사과를 요구한다”고 지적하며 함께 퇴장했다. 

일부 참석자들의 거센 비판에 김 최고위원은 “제 사과가 앞으로 우리 당에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기 올 때 개인 자격으로 왔고 당 지도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거나 상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섣불리 (정당의 행보에 대해)약속을 못하겠다”고 답했다.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일부 참석자들이 김 최고위원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고 반발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일부 참석자들이 김 최고위원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고 반발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김 최고위원은 다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4·3의 상처를 치유하고 해결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약속만 남겼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4·3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의지를 묻자 김 최고위원은 “제가 지금 현직 국회의원이 아니라서 관련 특별법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 드릴 수가 없다”면서도 “4·3유족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제가 앞장서서 나서겠다”고 답했다.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20일 오후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와 유족 등 면담 자리에서 4·3 기념식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조수진 기자)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