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지구의 날을 맞아 제2차 제주환경선언 선포에 함께한 볍씨학교 학생들 (사진=김수오)
지난 24일 지구의 날을 맞아 제2차 제주환경선언 선포에 함께한 볍씨학교 학생들 (사진=김수오)

나는 제주도에서 지내면서 평화・자연・환경・보존・평등 등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하고 있고, 공부 하고 활동하면서 사람들에게 문제를 알리고 있다. 물론 그것은 제주에 와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내가 다니는 볍씨학교는 환경・자유・평화를 중심으로 공부한다. 모든 생명은 인간과 동등하고 모든 생명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볍씨를 다녀서 항상 학교에서 배운 것을 많이 실천하려고 했다. 집에서는 절약을 생각하고 학교에서는 자연에서 몸으로 놀기도 하고, 환경에 대한 문제, 인간의 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나누면서 스스로 공부를 했다.

그리고 16살, 작년에 친구들과 제주학사에서 지냈고, 전혀 알지 못했던 것들이나, 알고는 있었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됐다. 제주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고, 그로 인해 환경이 많이 파괴되고 있었다.

나 말고도 볍씨학교를 다니면서 몸으로 느끼고 공부한 사람이 있다. 바로 나의 오빠다. 오빠도 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세상의 문제에 관한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

얼마 전, 군대에 간 오빠에게 편지가 왔다. 훈련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얘기도 있었지만 하나 걸리는 것은 제주 강정 해군기지에 대한 것이었다.

오빠는 제주학사에 지내면서 제2공항, 강정 해군기지 등 많은 것들을 반대했다. 그러나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오빠는 강정 해군기지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 있었다.

강정 해군기지가 만들어지는 것은 제대로 절차를 밟지 않고 진행되었고 그로서 주민들이 자신의 터전을 잃게 되었다고 하면서 강정 주민들의 억울함에는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북한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정전 상태이고, 이런 상황에서 무장해제를 했는데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금방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만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해군 지기를 만든다는 것은 전쟁이 벌어졌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다른 나라와 연결된 육지가 더 위험할 텐데 굳이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만든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북한과 정전 상태는 우리나라지만 북한도 육지와 붙어 있는 것이지 제주와 붙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북한과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제주도에는 피해가 올 확률은 매우 적다.

그리고 북한과 남한의 군사력 차이를 본다면 남한이 훨씬 우수하다. 내가 완벽하게 북한의 군사력 시스템 등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은 첨단무기 등의 시스템이 미국이나 한국처럼 매우 좋지는 않다. 한국은 우수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도 우리나라 군대의 많은 기계 장치들을 수입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도움도 막강하다.

해군기지 외에도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제주도 버스를 타면 광고로 제2공항이 만들어진다면 좋은 점을 1부터 5까지 말한다.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더 많은 사람이 빨리 제주에 올 수 있고 일자리가 정말 많이 늘어나 청년에게 매우 좋다는 얘기다.

그 광고를 보며 정말 어이가 없었다. 지금 제주공항에 사람이 너무 많아 밀리는 것도 아니고, 공항까지 가는 길도 육지보다 멀지 않다. 그리고 제2공항으로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비자림 숲을 베어내고 있는데 그곳을 싹 다 파괴한다면, 우리는  제주의 아름다운 숲을 잃게 된다.

나무들은 이산화탄소를 먹고 산소를 공급해준다. 그런데 그 많은 나무가 사라진다면 깨끗한 산소가 사라지는 것이고, 게다가 공항까지 만들어진다면 이산화탄소 등 정말 많은 안 좋은 배출 가스를 우리가 먹게  되는 것이고, 우리의 몸에도 해가 될 수 있다.

나는 오빠의 편지와 내가 생각하는 환경파괴에 대한 문제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비자림 숲 파괴, 해군기지, 제 2공항 건설 등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빠가 말한 이유도 일반 사람들은 듣고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해군기지에 대한 이유를 더 자세히 생각해보면 말이 맞지 않는다.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오빠의 생각은 군대에서 들은 것이다. 오빠는 아마 군대에서 들은 얘기를 너무 믿은 것이다. 오빠의 상황이 있기 때문에 오빠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군대에서는 군대의 의견을 얘기할 테니 말이다.

그렇게 나는 오빠의 편지를 생각하면서 공연을 하러 갔다. 내가 공연을 하러 간 곳은 지구의 날 기념으로 제2차 제 환경선언을 한 비자림 숲 안이었다. 그곳에서 환경과 자연 등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그곳에 온 사람들과 함께 제주환경선언을 하며 느낀 점도 있지만 비자림 숲길을 걸어보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나무가 잘려 나간 것이 슬펐기 때문이다.

선언에는 지금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문제들을 예로 들며 정말 많은 곳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강정해군기지, 제2공항, 동물테마파크 등도 그렇고 지금 내가 보기에는 우리 집 앞 동백동산도 자연체험파크라는 걸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을 깊게 생각해보면서 내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 할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오빠의 생각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강정해군기지, 제2공항에 의한 비자림 숲 파괴를 반대한다.

우리나라의 군대는 이미 잘 무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장해제가 위험 할 수도 있지만, 무장해제를 우리나라가 먼저 실천한다면 다른 나라도 무장해제를 해서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빠와는 다른 길을 택할 것이다.

제주에도 제2공항과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분들께 그냥 반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문제에 관해서 얘기해서 사람들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비자림 숲이 다시 우거진 숲이 될 때까지 말이다.

 

 

김한가람

저는 9년 동안 볍씨 생활을 졸업하고 제주학사에서 2년차로 사는 17살 김한가람입니다. 제가 9년 동안 학교에서 공부 한 것 중 가장 문제였던 것, 저에게 가깝게 느껴졌던 것이 바로 환경에 대한 문제, 그리고 평화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학교 과정은 졸업을 했지만 제주학사에서 1년 더 살면서 친구, 동생들과 함께 더 나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볍씨를 졸업하고, 군대에 간 오빠에게 제주도의 평화에 대한 문제를 듣게 되었습니다. 잠시 흐릿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문제를 오빠로 인해서 그리고 비자림 숲에서 제주환경선언을 한 뒤, 확실하게 느끼게 되고, 나의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제주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모두가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사람들에게 지금 제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려서 사람들이 생각을 다시 생각 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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