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철의 영화세상 칼럼 7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 문학평론가 고명철의 영화세상-택시운전사

    문학평론가 고명철의 영화세상-택시운전사

    눈 앞에서 펼쳐지는 일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이라면, 그래서 분명 현실은 현실인데,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현실을 뭐라고 해야 할까. 진실과 거짓이 착종된 채 진실이 거짓으로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지옥 속에서 정의와 진실에 눈 감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위엄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정의와 진실을 위해 죽은 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살아남은 자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룬 「택시운전사」는 또 다시 이러한 물음을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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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투데이
    2017-08-08
  • 민중이 감동하는 시적 정치란?

    민중이 감동하는 시적 정치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널리 알려진 파블로 네루다(1904~1973)는 칠레의 시인이자 정치가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는 노벨문학상에 대한 기이한 열망과 콤플렉스에 짓눌려서인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서 네루다를 높이 평가한 나머지 정치가로서 그의 면모는 무시하기 십상이다. 이것은 네루다에 대한 자칫 편향되고 왜곡된 인식을 낳을 수 있다. 네루다를 라틴아메리카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시인으로서만 강조한 채 정작 그의 시세계 안팎을 이루는 정치적 면모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내 기억이 맞다면, 한국사회에서 널리 사랑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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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투데이
    2017-06-28
  • 근원을 향한, 혹은 근원이 지닌 치명적 아름다움

    근원을 향한, 혹은 근원이 지닌 치명적 아름다움

    영화 「라이언」을 보면서, 문득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나는 2012년 인도에서 연구년을 보내던 중 두 학생과 함께 벼르고 벼른 인도 여행을 떠났다. 그 여행길에서 인도의 다양한 풍경과 숱한 표정들을 때로는 원거리에서 때로는 가까운 곳에서 생생히 지켜보았다. 인도의 서쪽 벵골 지방을 여행하기 위해 대도시 꼴까타 역에 첫발을 디뎠을 때를 잊지 못한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하마터면 나와 동행하는 인도 학생들을 인파 속에서 잊어버린 채 졸지에 길 잃은 어른이 될 뻔했다. 그 와중에 역사 후미진 곳곳에는 아주 어린 애들이 끼리끼리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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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투데이
    2017-06-07
  • 분노의 이유들: 계약과 불신, 침묵과 절규

    분노의 이유들: 계약과 불신, 침묵과 절규

    제목의 힘에 끌렸을까. ‘분노’라는 간결한 제목에 뭔가 홀린 듯 영화에 대한 이렇다할 정보 없이 무작정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아니, 정보가 있었다면, 라디오에서 우연히 흘러나온 간략한 영화소개를 스치듯 들은 게 고작이다. 그 중 재일조선인 3세가 감독이라는 사실과 오키나와가 주요한 공간으로 등장한다는 점에 귀가 쫑긋해졌다. 「분노」는 독특하고 매혹적이다. 얼핏보면, 충격적 살인 사건의 범죄자를 추적하는 스릴러물로 보이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개별 이야기들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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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투데이
    2017-05-06
  • 죽음의 대지 사이로 솟구치는 생의 낙천성

    죽음의 대지 사이로 솟구치는 생의 낙천성

    무채색 흑백 화면 사이로 서서히 제주가 실체를 보인다. 그곳은 샛노란 유채꽃이 지천에 피어 있고, 바닷가 검은 현무암을 격정적으로 끌어안으면서 사랑의 흰 포말이 공중으로 흩어지며 무지개빛이 산란되는 유채색의 섬이 아니라 언어절(言語絶)의 죽음의 음산한 기운이 배회하면서 모든 생명을 압살하는 무채색의 섬이다. 「지슬」은 그렇게 1948년 11월 이후 미군정과 이승만의 정치세력에 의해 제주를 대상으로 한 ‘초토화 작전’이 실행된 시기를 다룬다. 해안선부터 5km 바깥 중산간 지대를 초토화한 작전은 이 작전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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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투데이
    2017-04-04
  • 시스템주의와 관료주의를 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시스템주의와 관료주의를 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2016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켄 로치 감독의 수상 소감은 최근 한국사회의 탄핵 인용과 함께 한층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는 그의 수상 소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면서 칠흑 같은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 진실을 밝히고, 환멸과 절망의 수렁에서 벗어나 상식과 정의가 살아 있는 그래서 희망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촛불의 언어’와 절묘히 포개진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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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명철(문학평론가, 광운대 교수)
    2017-03-15
  • 권력의 행사와 왕의 윤리

    권력의 행사와 왕의 윤리

    “영화 속 얘기가 진짜잖아?”“저게 바로 정치검찰의 현실이구나…….”“도대체 사법적 정의는 있는 거야?”“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정치검찰이 한통속이구나…….” 영화 「더 킹」을 본 관객들이 영화관 밖에서 이구동성으로 ‘정치검찰’의 세계에 대해 내뱉는 말들은 한국사회에서 개혁의 대상 중 검찰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한다. 굳이 「더 킹」을 자세히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한국사회에서 정치적 중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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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명철(문학평론가, 광운대 교수)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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