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보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무총장·제주대 경제학과 교수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됐다. 스위스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진행한 인기투표에서 최종 후보지 28곳 가운데 아마존, 하롱베이, 이과수폭포 등과 함께 세계 7위 안에 든 것이다. 2007년에 시작된 1차 투표 때는 세계 명소 440곳 중 58위에 그쳤으나 최종 라운드에서 선전했다. 이로써 제주도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인증, 생물권보전지역지역 지정에 이어 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귀중한 자연환경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제주도의 세계 7대 경관선정은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은 물론, 제주도 관광산업의 발전을 가져와 제주경제의 재도약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의 조사 분석에 의하면, 7대 경관 선정 후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73% 늘면서 1조 2000억원의 생산유발과 70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제주는 이미 70년대, 80년대 관광산업의 발전으로 비약적인 고도경제성장을 누린바 있다. 70년대 이후 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하여 관광산업의 공급기반을 구축함으로써 관광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의하여 지역경제 성장을 촉진하였다. 관광산업의 성장추이를 보면, 1970년대 8.5%, 1980년대 16.5%로 급속하게 증가하여 왔는데 1960년 제주방문 관광객이 1만명에 불과하던 것이 1990년에는 관광객이 320만명에 달하면서 지역경제 성장의 주요 원천이 되었다.

이처럼 괄목할 관광산업 성장으로 1970~80년대 16개 시․도 가운데 경남에 이어 제주가 제일 빠른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동시에 1인당 도민소득도 1961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 0.73%에 불과하던 것이 1990년에 1.03% 수준에 이르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선진국의 발전 사례를 보면, 한 나라나 지역이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자원, 자본, 기술, 노동력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16개 시․도의 발전 사례에서 보더라도 비교적 성장 발전이 높은 서울, 인천, 경기, 울산 등의 경우를 보면 자본과 기술이 잘 갖춰진 공업단지를 중심으로 발전을 이루어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제주의 경우 유일하게 공업단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70년대, 80년대 고도경제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던 것은 자연경관이라는 자원이 성장․발전의 주된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의 기준인 섬, 화산, 폭포, 해변, 국립공원, 동굴, 숲 등을 갖춘 자연경관이란 자원이 우리 국민들의 여가와 신혼여행지의 메카로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노비자제도에 의한 일본관광객의 여행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1960년 관광객 기준의 300배 이상의 관광증대효과를 달성하면서 제주경제의 성장을 견인하는 선도산업(leading sector)으로 발전하여 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와 관광산업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제주경제는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져 장기침체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제주경제는 도민소득 기준으로 볼 때 1만 5000불 수준에 불과하여 16개 시․도 가운데 꼴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울산이 4만 1000불, 충남이 2만 5000불을 달성한 것으로 본다면 울산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렇듯 제주경제가 장기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데, 그 원인은 어디에 있나? 한마디로 관광산업의 선도산업으로서 경쟁력 약화가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요컨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그 자체로 제주관광의 신기원을 이룩하는 일대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제주관광 브랜드 이미지 강화가 절실하다. 아울러 쇼핑과 먹을거리는 물론, 즐기고 안락하게 쉴 수 있는 관광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한다.<김태보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무총장·제주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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